덮어줄 담요 꼭 끌어안고… 18일 오전 침몰한 세월호와 가장 가까운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된 학생의 어머니가 아이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고 있다. 진도/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진도 해상 여객선 참사]
침몰 사흘만에 첫 선내진입
공기 주입도 이뤄졌지만
물 위 드러났던 부분마저
오후 1시께 수면 아래로
침몰 사흘만에 첫 선내진입
공기 주입도 이뤄졌지만
물 위 드러났던 부분마저
오후 1시께 수면 아래로
전남 진도 해역에 침몰한 세월호 구조 작업에 나선 민관 합동 구조대가 18일 사고 뒤 처음으로 배 안쪽 진입에 성공했다. 공기 주입도 이뤄졌다. 그러나 애타게 기다리는 생존자 확인 소식은 이날 밤늦게까지도 들려오지 않았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오후 3시26분께 민간 잠수부 2명이 세월호 2층의 화물칸 출입문을 열어 내부 진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잠수부들은 선체에 갇힌 이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에어호스로 공기를 주입하는 작업을 했다. 작업 시간의 한계 때문에 10여분 만에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진입 성공은 침몰 사고로부터 53시간여 만이다. 이어 조타실 진입에도 성공했다. 해경·해군 구조대는 그동안 20여차례 선체 진입을 시도했지만 높은 파고와 강한 조류, 짧은 가시거리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다이버들이 진입하기는 했지만 생존자나 시신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사고 해역의 정조 시간과 가까운 오전 10시와 오후 3시 반 무렵 본격적인 구조 작업에 나섰다. 오전 11시에는 잠수부들을 선체 안으로 이끌어 줄 유도줄을 3층 식당 입구에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20여분 뒤에는 상부 조타실 부위에도 공기를 주입했다. 선체 내 공기 주입 성공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진도체육관에 모여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구조대는 잠수요원들이 이용할 유도줄 설치 등 준비 작업을 끝낸 뒤 저녁까지 본격적인 선체 내 실종자 탐색과 구조 활동을 벌였다. 배 안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도 주력했다. 해경은 선내 진입 시도를 사고 해역 수면 2개 지점에서 진행하다 3곳 이상으로 늘렸다. 강한 유속과 짧은 시야를 이겨내고 선체에 진입하는 것을 돕기 위해 진입 유도 파이프도 설치했다.
이날 밤늦게 정부합동수습본부는 “3층 객실 진입에 실패했지만 계속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은 민간 잠수부들도 구조에 참여하도록 했다.
그러나 사고 이후 수면 위로 드러나 있던 세월호의 뱃머리(선수) 아랫부분마저 이날 오후 1시15분께 완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구조 작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세월호 뱃머리는 그동안 수색·구조 작업의 표지 역할을 해왔다. 해경은 “만조로 수면이 올라간데다 내부에 공기를 주입하는 작업 중에 선체가 일부 기울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군은 배가 더 가라앉는 것을 막고 수중 작업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리프트 백(공기주머니)을 선체 앞에 설치했다.
선체를 끌어올리는 데 쓸 대형 해상크레인 5대는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사이 사고 해역 부근에 도착해 인양 작업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진도/박기용 박승헌 기자, 목포/안관옥 기자 xeno@hani.co.kr
어머니는 아이가 돌아오면 감싸 안아줄 담요를 가슴에 보듬은 채 한참 동안 항구를 떠나지 못했다. 진도/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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