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상황
선체안 사망자 첫 수습
모두 구명조끼 입은 상태
밤에도 잠수부 투입 계속
배 인양은 아직 고려안해
“공기층 줄여 생존자 위협 가능”
선체안 사망자 첫 수습
모두 구명조끼 입은 상태
밤에도 잠수부 투입 계속
배 인양은 아직 고려안해
“공기층 줄여 생존자 위협 가능”
아직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주말을 거치는 동안에도 생존자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승선자들 주검이 선체에서 속속 발견되면서, 실종자 숫자는 줄고 사망자만 늘어나는 비극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주말을 거치면서 민·관·군 합동 구조팀은 선체에 진입해 시신을 수습했다. 선체 안에서 사망자를 발견하고 수습한 것은 처음이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선체에서 주검을 수습하기 시작하면서 탑승자 476명 가운데 사망자 수가 56명으로 늘었다고 20일 밝혔다. 또 표류하던 사망자 4명도 추가로 수습했다. 이날 저녁까지 사망자 16명이 배 안에서 수습됐다. 그동안 배 밖으로 떠오른 주검을 수습하는 데 그쳤던 것보다 구조와 수색 작업이 일부 진전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19일 밤 11시48분에는 승객들이 있던 4층 격실 부근에서 유리창으로 확인했던 남성 3명의 주검을 수습했다. 이날 새벽 5시50분께 민간 잠수요원이 선체 내의 사망자를 최초로 확인한 지 18시간 만이다. 이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었지만 배를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잠수요원이 18일 선체에는 진입했지만 화물칸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구조 작업 시작 이후 첫 선체 진입이다.
20일에도 필사적인 구조 작업이 이어졌다. 이날 사고 해역에는 초속 7m 정도의 바람이 불고, 파도도 1m 정도로 낮게 일었다. 합동구조팀은 낮 12시9분과 오후 5시55분 등 정조 시간에 집중적으로 선체를 수색했다. 주말을 거치면서 1개였던 가이드라인(생명줄)을 뱃머리 부분과 배 중앙 등에 더 설치해 5개로 늘면서 잠수요원들의 진입 횟수와 주검을 찾는 속도도 그만큼 빨라졌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사망자를 수습하는 상황인데, 선체로 들어가는 루트를 계속 개척하고 있다. 진입이 많이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합동구조팀은 “시간이 촉박해 정조 시간이 아니더라도 시간에 관계없이 계속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박 200여대와 항공기 30여대, 잠수부 500여명이 동원돼 하루에 10여 차례 선체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 구조팀은 밤에도 조명탄을 터뜨리며 해상 수색과 선체 진입을 하고 있다.
한편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구조가 더딘 것에 대해 일각에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선체 인양이나 절단 등의 구조 방법은 현재로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런 방식이 선체를 흔들면 선내의 공기층(에어 포켓)을 줄여 생존자를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승기 해양수산부 대변인은 “생존자 최우선 구조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인양이나 (선체) 절단 후 진입 등 다른 대안 보다는 현재의 잠수요원이 선내에 진입하는 방식을 지속해 구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선체 인양에 대비해 대형 해상크레인 5대가 이미 사고 해역에 대기 중이다.
진도/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20일 오후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해경 구조대원(왼쪽 배)들이 수습한 주검들을 육지로 내가기 위해 다른 배로 옮기고 있다. 진도/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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