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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37번·63번·78번…가족을 기다립니다

등록 2014-04-22 20:37수정 2014-04-23 10:50

신원확인 안되고 찾는 이 없어
37번 주검 수습 사흘째 무연고
63번·78번은 학생으로 추정만
세월호에서 어렵게 수습되고도 가족들 품에 안기지 못하는 주검들이 늘고 있다.

‘키 175㎝, 반팔티, 곤색(감색) 반바지, 짧은 머리, 약간 곱슬, 옅은 눈썹, 넓은 이마, 왼쪽 무릎 상처, 통통한 편, 손목에 하늘색 패션시계.’

22일 전남 진도체육관 게시판에는 ‘37번 시신’의 정보가 적힌 종이(사진가 제일 높은 곳에 붙어 있었다. 가족이 신원을 확인해 주검을 인수하면 인상착의가 적힌 종이를 떼지만, 37번 주검은 아직 가족을 못 찾았기 때문이다. 20일 오전에 수습됐으니 벌써 사흘째 ‘무연고’로 남아 있는 것이다. 주검이 있는 목포 세안병원 장례식장으로 확인하러 온 이도 없었다. 병원은 주검이 ‘30대 신원 미상의 남자’라고 설명했다. 주검은 부패를 막기 위해 이날 다른 병원 냉동 안치실로 옮겨졌다. 해경 신원확인반 직원은 “지문 확인을 했는데 이름이 뜨지 않았다. 학생인지 외국인인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21일 오전 객실 4층에서 수습한 ‘63번 시신’도 가족을 찾지 못해 이튿날까지 정보를 담은 쪽지가 붙어 있었다. 주검이 안치된 목포 기독병원 장례식장은 “진주로 피어싱을 했고, 검은색에 흰색 꽃무늬가 있는 티셔츠를 입었다. 학생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22일 새벽 2시30분께 기독병원으로 옮겨진 ‘78번 시신’도 단원고 학생으로만 추정될 뿐이다.

37번 주검과 같은 시간에 수습된 ‘40번 시신’은 이틀이 지난 22일 오후 가족과 만났다. 단원고 남학생이었다. 체육관 신원확인소에 찾아온 가족은 “(시신 번호가) 100번이 넘었는데 이제야 확인해주는 게 어딨냐”고 소리쳤다. 신원확인반 쪽은 “지문 등록이 안 된 학생은 부모와 학생의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와야만 누구인지 확인된다”고 해명했다.

신원 미확인 주검을 보관하고 있는 한 장례식장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가족이 찾아오지 않으면 무연고자로 처리해 장례 절차를 밟지만, 이번 사고 희생자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진도/최우리, 목포/이재욱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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