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부터 안산서 청소년지원 활동
일부 언론들이 제기하는 세월호 침몰 참사 실종자들에 대한 ‘외부세력론’의 발화점은 실종자 가족 대표를 맡았던 송정근(53)씨다.
자신의 신분을 ‘안산에서 활동하는 목사’라고 한 송씨는 사고 당일인 16일부터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경황이 없는 가족들을 대신해 정부기관이나 언론 등에 가족들의 뜻을 전달해왔다.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체육관을 방문했을 때는 사회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송씨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6·4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원으로 출마하려던 정치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부 언론들에 의해 피해자 가족들을 선동하는 ‘외부세력’으로 지목됐다.
송씨의 지역구는 실종자 가족들이 많이 사는 안산시 제4선거구다. 송씨는 1997년부터 안산에서 가출 청소년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면서 청소년 지원 활동을 해왔고, 사고를 당한 단원고 학생들 중에도 아는 이가 많다고 한다. 논란이 일자 새정치연합은 22일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송씨를 제명할 예정이었으나, 송씨는 윤리위가 소집되기 전 탈당계를 제출했다. 앞서 송씨는 18일 경기도의원 예비후보직도 사퇴했다. 일부 언론들은 “송씨가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자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송씨는 이와 관련해 2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역아동센터의 학생들이 연락이 안 된다고 해 걱정이 돼서 사고 첫날 (진도로) 내려갔다. 처음부터 가족이 아니라는 얘기를 했고, 가족들이 망연자실해 있는 상황이니 일을 좀 맡아달라고 해서 (대표를) 했던 것”이라며 “진정성을 의심받을까 봐 며칠 뒤 예비후보직을 사퇴하고, 20일까지 현장에서 활동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가족들을 선동해 정부를 비판한 적도 없다”며 “가족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것은 잘못했으나, 다시 내려가 가족들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미안하다 얘들아” 안산 ‘세월호 촛불’ 현장 [한겨레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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