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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망자 120명선 넘어…슬피 우는 팽목항

등록 2014-04-23 01:48수정 2014-04-24 08:37

주검 일단 씻긴뒤 신원확인소로
자식 얼굴 확인한 부모들 ‘통곡’
22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는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수습한 주검들이 연이어 들어왔다. 세월호 선체와 주변 해역에서 주검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오전에 사망자 수가 100명을, 오후 6시에는 110명을 넘어섰다. 밤 10시에는 121명까지 늘었다. ‘깨끗한’ 주검들을 확인한 일부 유족들 사이에서는 구조 가능성이 있었는데도 늑장 대처로 목숨을 잃은 것은 아닌지 규명해야 한다며 부검을 하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팽목항 여객선 선착장 위쪽에 마련된 사망자 신원확인소는 수습한 주검을 확인하려는 실종자 가족들로 붐볐다. 팽목항과 가족들이 머무는 진도체육관 게시판에 내걸린 신원확인 정보 쪽지도 늘어났다. 주검이 수습되면 신원확인 정보가 게시판 등을 통해 가족들에게 제공된다. 그리고 2시간 정도 지나면 주검은 배에 실려 팽목항으로 들어온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날 늘어나는 주검을 수용하기 위해 팽목항에 180구를 안치할 수 있는 간이 영안실을 마련하기로 했다.

주검 3구가 오전 9시40분께부터 해양경찰청 경비함에 실려 항구로 들어왔다. 단원고 학생 이아무개(17)군과 학생으로 추정되지만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여성 2명이었다. 이들은 담요에 싸여 구급차에 실린 뒤 신원확인소로 옮겨졌다. 이곳에서 가족들이 신원을 확인하기 전에 주검을 씻기는 작업이 진행된다. 물속에서 여러 날을 보낸 뒤 수습된 주검들을 가족들에게 곧바로 확인시켰다가 거센 항의를 받자, 21일부터 주검을 단정히 하는 절차가 생겼다.

오전 10시께부터 가족들의 신원 확인이 시작됐다. “우리 아들 살려내”, “일어나 아가야”, “불쌍해서 어떻게 해”라고 말하는 소리가 밖으로 흘러나왔다. 20분 뒤 주검 3구가 팽목항에 다시 도착했다. 신원확인 정보를 대책본부 관계자가 설명했다. 딸의 이름을 부르는 어머니가 제대로 걷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실종자 가족을 알리는 비표에는 교복을 입은 딸의 증명사진이 손바닥만한 크기로 확대돼 끼어 있었다. 통곡하는 어머니 곁으로 다가온 큰딸이 “정신차려야 돼. 그 길은 같이 못 가”라며 달랬다.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이날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부검을 원하는 가족들의 신청을 받기로 했다”며 ‘모진’ 결정을 내렸다. 죽은 자식 몸에 칼을 대게 만드는 것은 또 하나의 고통이다. 가족 대표단은 “단순 익사라고 보기 힘든 사망자들이 나오고 있어 사인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 실제 구조 가능성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부검을 통해 밝혀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승객) 80명을 구했으면 대단한 것 아니냐”는 해경 간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부적절한 발언을 한 목포해경 과장급(경정) 간부(58)를 직위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간부는 17일 ‘해경의 초기 대응이 미진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해경이 못한 게 뭐가 있느냐? 80명 구했으면 대단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해경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상처를 준 발언이라 직위해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진도/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한겨레포커스]“미안하다 얘들아” 안산 ‘세월호 촛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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