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안산 10곳 ‘눈물의 장례식’
하룻동안 단원고생 최대규모 장례
가족·교사·친구들 통곡의 작별
주민 등 수십명 학교 모여 추모
도교육청, 장례식장 4곳 추가 마련
하룻동안 단원고생 최대규모 장례
가족·교사·친구들 통곡의 작별
주민 등 수십명 학교 모여 추모
도교육청, 장례식장 4곳 추가 마련
23일 경기도 안산의 하루는 길기만 했다. 어린 넋들을 떠나보내며, 시민들은 하루 종일 비탄에 잠겨 흐느꼈다. 이날 하루에만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단원고 학생 25명의 장례식이 안산 장례식장 10곳에서 치러졌다. 안산에서 첫 발인이 있었던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 동안 치러진 장례식(23명)보다 많았다. 영면에 든 학생들은 장례식이 끝난 뒤 정들었던 학교에 ‘마지막 등교’를 했다.
이날 아침 7시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는 박아무개(17)양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장례식장은 이내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박양을 실은 검은색 운구차가 천천히 장례식장을 빠져나가자, 박양의 할머니는 운구차를 잡고 “이 할머니를 두고 어디 가는 거냐”며 절규했다. 박양의 유족과 친구, 교사 등 60여명은 눈물을 흘리며 운구차를 뒤따랐다.
아침 8시40분 같은 장소에서 다른 유족들의 울음이 터져나왔다. 김아무개(17)양의 어머니는 손수건에 얼굴을 묻고 오열하다 운구차에 실으려는 딸의 관을 부여잡았다. 김양의 아버지는 눈물을 참으려는 듯 고개를 떨궜다.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박양과 김양을 포함해 장아무개(17)·한아무개(17)·백아무개(17)양과 최아무개(17)군의 발인이 엄수됐다.
이날 안산 지역에서는 새벽 5시 온누리병원에서 치러진 최아무개(17)군의 장례식을 시작으로 오전 11시까지 모두 25명의 단원고 학생이 정든 가족, 친구들과 마지막 이별을 했다.
숨진 학생들은 이날 단원고에 운구차를 타고 ‘마지막 등교’를 했다. 늘 혼자 다니던 학교였지만, 이날은 가족과 친척들이 함께 등교했다. 이날 오전 단원고에는 운구차와 리무진버스가 줄을 이었다. 단원고 입구에서 푸른색 조끼를 입고 안내를 하던 한 남성은 “아침 7시 조금 넘어서 나왔는데 이후 운구차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세지도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단원고 주변에는 동네 주민 등 수십명이 모여 학생들의 마지막 등교를 지켜봤다. 학교 정문과 주변 나무 등에는 실종 상태인 학생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는 노란색 리본이 곳곳에 걸렸다. 단원고에 들어가는 운구차를 바라보던 한 주민은 “고등학교 2학년 손주가 있는데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밥을 못 먹고 있다. 운구차가 학교로 들어갈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경기도교육청은 안산의 장례식장 규모로는 숨진 학생들을 모두 수용하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경기도 시흥(3곳)과 안양(1곳)에 추가로 장례식장을 마련했다. 23일까지 단원고 학생과 교사 48명의 장례식은 모두 안산에서 치러졌다. 24일에는 안산(11명)과 안양(1명)의 장례식장에서 학생 12명의 장례식이 엄수될 예정이다.
안산/김일우 김기성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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