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해역에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함께 숨진 김기웅(28) 씨와 정현선(28) 씨가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인천 길병원 김씨 빈소에는 김씨와 정씨가 함께 찍은 사진도 놓여 있다. 2014. 4.18 /연합뉴스
고 김기웅·정현선 씨 지정 추진
지정되면 주검 국립묘지 안장
유족들은 영혼 결혼식 준비 중
지정되면 주검 국립묘지 안장
유족들은 영혼 결혼식 준비 중
세월호 침몰 당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탈출을 돕다가 숨진 승무원 박지영(22·여)씨에 이어 ‘선상 커플’로 알려진 고 김기웅(28)·정현선(28)씨도 의사자 지정이 추진되고 있다.
인천시는 “고인인 김씨와 정씨의 주소지가 있는 인천시 남동구와 서구에서 이들의 의사자 지정 신청 서류를 준비중이다. 신청 서류가 오는대로 보건복지부에 지정을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23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적 감정을 고려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의사자 지정 신청서가 접수되면 빠른 시일안에 심사위원회를 열어 의사자 인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의사자로 지정되면 고인의 유족에게는 의사자 증서와 법률에서 정한 보상금, 의료급여, 교육보호, 취업보호 등의 예우가 주어진다. 의사자의 주검은 국립묘지에 안장·이장이 가능하다.
침몰된 여객선에서 사랑을 키워온 두 사람이 올해 가을 결혼을 앞두고 선장 등이 배를 버리고 탈출하는 순간에도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배안으로 들어갔다가 주검으로 발견된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두 사람을 의사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대학 4학년에 재학중인 김씨는 4년 전 군에서 제대한 뒤 용돈을 벌기 위해 세월호에서 불꽃놀이 일을 하며 승무원인 정씨와 사랑을 키워왔다. 두 사람은 지난 16일 세월호가 침몰하자 탑승객을 탈출시키고 여객선 안에 있던 승객을 구조하기 위해 배안으로 들어갔다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지난 19일과 20일 있었던 장례식장에는 이들의 도움으로 구조된 단원고 학생들과 시민이 찾아와 비통해했다.
유족들은 저승에서도 사랑을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평승화원 봉안당에 나란히 안치된 두 사람의 영혼 결혼을 올가을에 치러주려고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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