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침몰 시뮬레이션 추진

등록 2014-04-24 20:07수정 2014-04-24 22:35

※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검경합동수사본부·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사고원인 규명 6개월 걸릴 듯
세월호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시뮬레이션(모의 실험)이 추진된다.

사고에 여러 부실, 판단 오류, 책임 방기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시뮬레이션으로 정확한 원인과 과정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사와 선원 등의 법적 책임 유무와 경중을 가리는 데도 필수적인 과정이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해양 과학 전문가 13명으로 검증단을 구성해 25일 첫 회의를 한다. 수사본부는 검증단의 자문을 받아 수집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모으고 우선 컴퓨터를 활용한 3차원(3D)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선박 설계도, 운항 자료, 기상 정보, 조류 정보 등 복합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부터 한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그 뒤 세월호를 그대로 본뜬 모형으로 사고 과정을 복기하는 시뮬레이션도 하기로 했다. 실물 모형 시뮬레이션은 6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천안함 침몰 당시에도 민·군 합동조사단은 원인 규명을 위해 3차원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바 있다. 두 동강 난 선체의 절단면 정보와 균열 정보 등을 3차원 도식으로 재현해 원인 분석에 이용한 것이다. 1993년 서해훼리호 침몰 때도 시뮬레이션로 사고 원인을 규명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건인 만큼, ‘복합적 원인에 의해 침몰됐다’는 설명보다 한발 더 나아간 원인 규명을 추구하고 있다. 검증단의 과학적 분석에 그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검증단의 요청에 대비해 시뮬레이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연구소도 검증단에 참여하고 있다.

실험용 수조를 갖춘 이 연구소의 시뮬레이션은 설계도를 기초로 크기만 축소한 선체를 만든 뒤 사고 당시의 기상과 해양 조건 등 각종 데이터를 적용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런 실험에 조건으로 적용할 사고 당시 조타실 상황에 대한 승무원들 진술은 어느 정도 정리돼가고 있다.

사고 직후 조타실에 있었던 선장과 3등항해사, 조타수는 세부 상황에 대한 진술은 일부 엇갈리지만 변침 과정에 대해서는 대체로 일치하는 방향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한다.

진술을 종합하면, 사고 당일 배가 진도 맹골수도를 거의 빠져나온 뒤 선장 이준석(69·구속)씨는 잠시 조타실을 비웠다. 자리를 뜨기 직전 이씨는 우현 135도로 진행되던 항로를 145도로 두 차례에 걸쳐 변침하라고 지시했다. 강한 조류를 의식해 천천히 틀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타수 조아무개(55·구속)씨가 5도씩 나눠 돌린 두번째 우현 조타 뒤에 ‘쿵’ 소리와 함께 배가 오른쪽으로 급격히 돌기 시작했다. 놀란 3등항해사 박아무개(26·구속)씨는 선체의 균형을 회복하려고 “포트, 포트”라고 외쳤다. ‘포트’는 좌현을 뜻하는 항해 용어다. 조타수는 “‘포트’라는 외침을 우리말로 ‘반대’라고 발음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왼쪽으로 돌리라는 게 결국 조타기를 반대로 돌리라는 것이기에 결과적으로 지시가 잘못 전달되지는 않았다. 조씨는 좌현으로 15도가량 조타기를 조작했지만, 뱃머리는 계속 오른쪽으로 돌면서 원심력에 의해 선체가 왼쪽으로 쓰러졌다는 게 이들의 진술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사고가 오로지 변침 때문에 일어났다고 볼 수 없다. 조류, 과적, 선박 개에 따른 복원력 약화, 허술한 화물 고정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목포/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