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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줘야…”

등록 2014-04-25 19:58수정 2014-04-2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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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 전문가들 “혼자 있다고 느낄 때 더 큰 고통이 밀려온다”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구조된 생존자들, 애타는 실종자 가족들, 망연자실한 유가족들, 또 이들의 친구, 교사, 친척들은 지금 슬픔에 빠져 있습니다. 자칫하면 이들은 한없이 슬픔과 고통 속에 빠져들어 평생 심리적 불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들이 회복할 수 있을까요.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상담 전문가들에게 이들이 겪는 고통과 치유 방법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로 딸 윤지은(당시 25살)씨를 잃은 윤근(67)씨는 지난 22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체육관에 들어서는 순간, 대구시민회관 바닥에 담요를 깔고 주저앉아 하염없이 딸을 기다리던 11년 전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분들이 그때 우리와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더군요.”

윤씨에게 이번 세월호 참사는 여러 면에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떠오르게 했다.

“어쩜 이렇게 닮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사건의 전개나 수습 과정이 똑같아요. 처음 불이 난 전동차의 승객들은 다 대피해 구조됐지만, 정작 불이 옮겨붙은 전동차에선 승객들이 ‘기다리라’는 안내방송만 믿고 기다렸어요. 기관사는 마스터키를 뽑은 채 홀로 대피했죠. 그 바람에 승객 수백명은 타는 지하철 안에 사실상 감금된 상태였어요.”

“11년전 대구 지하철참사 판박이”

오락가락하는 실종자와 구조자 수, 주검이 뒤바뀌는 혼선도 대구 지하철 사고와 판박이다. 하지만 되풀이해선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재난 피해자들의 회복과 치유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이다.

대구 지하철 화재의 생존자들은 대부분 신체적 치료를 마친 뒤 퇴원했다. 유가족들도 사고가 정리된 뒤 일상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이전처럼 일상을 보내기가 쉽지 않았다. 수시로 사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거나, 희생자를 기억하며 하염없이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사소한 일에도 과도한 반응을 보이거나, 감정이 무뎌지는 사람도 생겨났다. 윤씨에겐 대구 시내 곳곳이 딸을 떠올리는 장소다. 딸의 운전 연수를 위해 함께 곳곳을 운전하며 다녔기 때문이다. 윤씨는 “피해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다양하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도 있고, 아예 그때를 생각하는 게 힘들다며 대책위와 연락을 끊고 지내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한다
피해자는 늘 슬퍼야 한다고…
사람은 굉장히 복잡다단한 존재
슬픔이 지배적 감정이라도
때때로 웃을 수 있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 줘야
고통 그 자체도 힘들지만
고통속에서 혼자 남겨질 경우
치유력 작동 어려워”

핵심은 피해자에 대한 사후관리

대구 지하철 참사 피해자들이 겪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연구해 ‘재난피해자들의 인지처리와 관리자의 역할’ 보고서를 작성한 유정 한국사회과학자료원 연구원은 “사건 발생 6개월 뒤 생존자 57명의 심리충격 기초조사를 한 결과 55명이 심리지원 필요 대상자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가 쓴 논문은 생존자의 뇌에서 감정조절과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부위가 물리적 손상을 입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대형 재난 이후에 피해자들의 상당수가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170여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친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 폭탄테러에서 생존자의 34%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을 받았고,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겪은 지역 주민들도 상당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판정을 받았다. 피해 주민들에 대한 심리조사 결과 2006년 16%, 2007년 21%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해당됐다.

2001년 9·11 테러 발생 1개월 뒤의 조사에서도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는 성인의 7.5%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했다. 미국은 한국전쟁, 베트남전 등에 참전한 군인들의 트라우마로 인해 1989년 이미 보훈처 산하에 ‘국립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센터’를 설립했고, 이후 9·11 등 대형 테러가 잇따르자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직접 재난 대응과 심리치료를 담당하도록 했다. 하지만 국내 대형 재난 피해자들은 대부분 보상 절차가 끝난 뒤 사회적 지원과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다. 대구시는 지하철 화재 참사가 발생하고서 6년이 지난 뒤인 2009년 9월 경북대 간호대에 ‘재난피해자 심리지원센터’를 설립했다. 대구시 안전행정국 관계자는 “아직 지하철 참사 피해자들의 심리지원센터 이용은 미미한 편”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는 부실한 재난 대응 시스템의 총체적 난국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못된 제도와 체계, 인식 등을 개선하는 일과 동시에 이미 발생한 피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핵심은 재난 피해자에 대한 사후 관리와 지원이다. 이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이 무엇이고, 치유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상담 전문가들에게 문의했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은 “대형 재난을 겪었다고 해서 모든 이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그는 4가지 요소에 따라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정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 네 가지는 기존의 심리취약성, 사건의 강도, 대응능력, 지지체계 등이다. 서 원장은 “생존자들의 유형이 다양하다. 충격을 적게 받은 사람도 있고, 크게 받은 경우도 있다. 또한 기존에 불안하거나 우울했던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곁에 믿고 의지할 사람이 있는지 여부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런 다양한 상황으로 인해 언론이 트라우마에 대해 다루고 언급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서 원장의 의견이다. 그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트라우마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사용되는 용어였는데, 어느덧 전국민이 아는 단어가 됐다. 지금 언론은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자 모두에게 트라우마가 있다는 식으로 다룬다. 그렇게 할 경우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자연스럽게 극복한 사람이 오히려 ‘내가 이상한 건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회복력을 믿으며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계속 그 상태에 머문다는 것이다. 점점 상처가 당연해지는 분위기인데다 언론과 연예인조차 상처에 대해서만 얘기하니까, 상처를 입어야만 발언권이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피해자를 상처의 잣대로만 보는 것이 문제다. 사람들은 흔히 피해자를 대상화해 그들이 늘 슬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이 굉장히 복잡다단한 존재이기 때문에 슬픔이 지배적인 감정이라 해도 때때로 웃거나 즐거울 수 있다. 그럴 때 오해해서 ‘이런 상황에 웃음이 나오냐’고 한다면 심각한 2차 가해를 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 사회적 관심서 멀어져

피해자들이 자연스럽게 애도를 하고, 각성 상태가 가라앉을 때까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서 원장은 “꼭 치유로 접근하지 않아도 곁에서 안정적으로 마음을 지지해줄 사람이 있으면 자연치유력이 작동한다. 다만 요즘 우리 사회에 공동체가 무너지고, 불안정한 가정이 늘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문요한 더나은삶정신과의원 원장은 “고통 그 자체도 힘들지만, 고통 속에서 혼자 남겨질 경우 치유력이 작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에게 ‘마음을 강하게 먹어라’ ‘왜 그리 약하냐’ 등의 말은 오히려 감정을 억압해 증상을 악화시킨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재경험, 회피, 과각성 등 크게 세 가지 증상을 보인다. 반복적으로 자신에게 충격을 준 사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거나 악몽을 꾸는 것이 ‘재경험’이고, 사고와 관련된 것을 피하거나 외부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회피’, 신경이 예민해져 작은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을 ‘과각성’이라고 한다. 이런 세 가지 증상은 슬픔, 분노, 죄책감, 두려움, 우울 등의 감정과 결합된다. 정운선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경북대 소아정신과 교수)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결국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들은 안산 단원고 학생, 교사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기 개입에 나섰다. 교육부는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를 조직해 단원고 학생, 교사, 학부모의 심리치료를 전담시켰고, 이에 전국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200여명이 참여했다. 한 전문의는 “국내에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가 총 300여명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참여한 셈”이라고 전했다.

‘내가 이상한건가’ 생각 불필요

서 원장은 “학생들의 회복을 위해선 교사들이 먼저 안정을 찾고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직후부터 단원고에 머물며 지원활동을 해온 서 원장은 “사건 직후 교사들이 자신감을 잃어 어느 것 하나도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죄책감을 크게 느끼는 교사들도 상당수고, 비난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교사라는 지위로 인해 위로나 지지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단원고 강아무개(52) 교감이 “200여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 힘이 벅차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 원장은 “교감 선생님의 경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기보단, 급성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본인이 책임감이 강해 현장에 나갔겠지만, 그런 분은 보호조치하고 현장과 격리해야 한다. 재난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부재해 소중한 생명을 잃은 것이 아닌가 싶다. 생존자 중에서도 죄책감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들을 특별히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 연구원은 “학생이나 친구들을 구한 사람들을 언론이 집중 조명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이들에 의해 구조받은 사람들이 크게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가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는 식으로 세심한 보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언론 부주의, 트라우마 악화

전문가들은 언론이 생존자와 실종자 가족, 유가족의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지금도 자살의 구체적 방법을 보도하는 등 이미 제정된 자살보도 준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재난보도 준칙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생존자들이 카메라를 피해 담요로 얼굴을 가리고, 구조 직후 경황없는 상태에서 응한 인터뷰가 반복적으로 보도된다.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불시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언론의 부주의한 취재와 보도가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최근 고려대안산병원이 입원 학생들의 합동분향소 조문을 불허한 것을 지적한 기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입원한 학생들이 합동분향소에 조문을 갈 경우 언론과 대중한테 노출된다. 이 경우 일부 학생들은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언론은 생존한 학생들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의 ‘조문 불허’ 보도가 나가고서 24일 오전엔 고대안산병원에 ‘학생 환자들의 장례식 조문을 강제로 막는다면 병원을 폭파시키겠다’는 괴문서가 날아들기도 했다.

‘보스턴 스트롱’을 기억하세요

대형 재난으로 인한 우울감과 불안이 지역사회로 퍼지고, 전사회적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전홍진 성균관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보스턴 스트롱’(Boston Strong)의 예를 들어 사회적 처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스턴 스트롱은 지난해 4월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3명이 사망하고 183명이 부상당한 폭탄테러가 발생한 뒤 보스턴시가 내세운 구호다. 전 교수는 “지난 1년간 보스턴에선 어딜 가도 보스턴 스트롱이란 구호가 넘쳐났다. 이들은 테러라는 재난을 겪고 나서 위기대응 체계를 강화했고, 상처 입은 사람들의 치유에 힘썼다. 보스턴은 상처를 치유하고 일어설 만큼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뭉쳤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가 소속된 체첸계 소수민족에 대한 공격이나 적개심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1년 뒤인 올해 4월21일 제118회 보스턴 마라톤은 지난해보다 더 큰 규모로 치러졌다. 출전 선수는 3만5755명으로 1만명이 더 늘었고, 관람객도 100만여명으로 예년의 두배 규모였다. 전 교수는 “이번 재난에서 잘잘못과 책임도 분명히 따져야 하지만, 우리 사회가 상처를 견디고 일어설 만큼 강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갈 수 있단 희망을 줘야 한다. 그게 결국 상처 입은 사람들의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뉴욕엔 아직도 ‘9·11 치유 광고’

상처 입은 사람들에 대한 치유와 관심이 일회성에 그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정 연구원은 “미국 뉴욕의 지하철에는 아직도 ‘9·11 테러로 심리적인(psychological)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도움을 얻는 방법’을 알리는 광고가 곳곳에 있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지금도 혼자 고통을 감당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이들을 위해 정부는 일회성 관심과 치료가 아닌 장기적인 지원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라우마는 재난과 재해뿐 아니라 전쟁과 학살, 범죄피해 등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한국 사회는 이미 트라우마를 양산한 환경인 셈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감정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이들은 다시 모든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에게 전가해 극심한 죄책감을 느끼거나, 외부로 표출해 분노를 발산한다. 이들이 겪는 트라우마의 근원이 사회에서 비롯됐음을 알려주고, 회복과 치유에 힘쓰는 일을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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