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함께 청해진해운이 인천~제주 노선에 투입하고 있는 ‘쌍둥이 배’ 오하마나호(6322t)의 승객 탈출용 장비도 엉망이었다. 발로 차고 망치로 두들겨도 모든 안전장비들이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안상돈)는 오하마나호의 시설 등을 검증한 결과, 구명벌(구명뗏목)과 안전슈트(탈출용 미끄럼틀)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형식적으로 설치는 돼 있지만 전혀 관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세월호에 설치된 장비도 비슷한 수준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망치로 두드리거나 발로 뻥뻥 차는 등 강한 충격을 가해봤지만, 안전장비들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고 수사본부는 전했다.
또 오하마나호에는 화물 고정장치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로프를 걸기조차 어려울 만큼 부식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구명벌 검사업체와 고박업체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구명벌과 안전슈트는 배가 침몰할 때 승객들이 안전하게 탈출하도록 돕는 장비다. 바닷물에 침수되면 수압을 감지해 자동으로 펼쳐지거나, 안전핀을 뽑으면 바로 팽창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16일 세월호 사고 당시 제대로 펼쳐진 구명벌은 1개뿐이었다. 수사본부는 청해진해운의 안전 관리 책임자가 구명장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게 확인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처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날 유기치사 등 혐의로 조타수 박아무개(59)씨 등 4명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본부는 구조된 선박직 승무원 15명 모두에 대한 신병처리를 마쳤다.
목포/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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