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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4시간 뜬눈, 불면고통 약으로 버텨

등록 2014-04-28 20:18수정 2014-04-28 21:39

안약·수면유도제 찾는 가족 늘어
칸막이 등 개별적 공간 마련해야
사고 13일째,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의 실종자 가족들은 극도의 정신적·육체적 피로 속에서 지쳐가고 있다. 특히 24시간 내내 형광등을 밝혀놓은 진도체육관에서는 밤에도 잠들지 못해 안대와 안약, 수면유도제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수색 현장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200인치 대형 스크린과 뉴스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가족들은 밤새 뒤척이다 낮이 돼서야 이불 바닥에 고개를 파묻고 억지로 잠을 청하곤 한다.

대구에서 내려와 진도체육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김정희 약사는 28일 “잠을 이루지 못하는 가족들은 눈에 넣는 안약이나 인공눈물, 수면 안대를 소화제만큼이나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다만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수면제는 제공되지 않는다. 충청북도약사회에서 온 김현태 약사는 “많은 가족들이 불면을 호소하는데, 수면제 대신 처방이 필요없는 수면유도제를 나눠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빛이 덜 드는 체육관의 관중석에 올라가 쪽잠을 청하는 이들도 있다.

이 때문에 진도체육관의 수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족별 공간을 위한 칸막이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진도체육관에서 의료 지원에 나섰던 김석주 서울대 교수(정신건강의학)는 “자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사람은 없는데, 체육관은 모든 공간이 열려있다. 칸막이를 해 개인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별도의 숙소를 마련해 가족들을 쉬게 해줄 필요도 있다”고 했다.

팽목항의 가족들을 힘겹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습기다. 주말부터 이날 오전까지 내린 비로 선착장에 나와 바다를 바라보는 이들은 크게 줄었다. 대신 실종자 가족들은 천막에서 멍한 표정으로 텔레비전 뉴스를 지켜봤다. 널빤지와 스티로폼으로 바닥을 만든 천막 안엔 침대용 매트리스가 깔렸고, 숙소 곳곳에 수건이나 티셔츠 등 빨래가 널려 있다. 이곳의 조명은 가족들 스스로 켜고 끌 수 있지만, 사흘 동안 내린 비와 바닷가 환경이 만든 높은 습도가 문제다. 끼니도 거르기 일쑤다.

팽목항에서 배식 봉사를 하는 박창석(35)씨는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가족들이 많다. 배식을 받아도 절반 이상 남기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진도/최우리 송호균 기자,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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