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전체·2학년 일부 등교
“아이들 다소 안정 찾은 듯”
“아이들 다소 안정 찾은 듯”
노란색 리본이 빗속에 젖어 들었다. 학교 주변 곳곳에 애타게 매달린 수많은 쪽지 글도 비바람에 흔들렸다. 이날도 여전히 운구차를 탄 친구와 선후배들의 ‘마지막 등교’가 이어졌다.
28일 아침 8시께 12일 만에 학교에 다시 나온 경기도 안산 단원고 1학년 학생들과 수학여행을 가지 않았던 2학년 학생들의 등굣길은 ‘눈물 같은 빗물’로 촉촉이 젖어 있었다.
한 여학생은 학교로 들어가기 전 손목시계를 흘끗 보더니 등교 시간이 좀 남아 있는 것을 알고 친구와 학교 앞 편의점에 들어갔다. 여학생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음료수를 사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학교 앞 정문에서는 경찰관과 교사, 학교 관계자 등 10여명이 나와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학교 앞 도로 건너편에까지 들릴 정도로 힘차게 인사하는 남학생도 있었다.
하지만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숨진 2학년 학생을 실은 운구차가 학교 정문으로 들어서자 학생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였다. 학교 앞 도로 건너편에는 여전히 취재진 10여명이 나와 있었지만, 대부분 학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말을 걸지는 않았다. 멀찌감치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바라봤다. 4일 전 3학년들의 첫 등교 때와 달리 학생들도 취재진의 카메라나 사진기에 찍히지 않기 위해 손이나 휴대전화로 얼굴을 가리지는 않았다. 취재진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학교 정문 건너편에 나와 학생들의 등교를 한참 바라보던 한 주민은 “기자들도 많이 안 보이고 학생들도 좀 안정을 찾은 것 같다. 빨리 예전처럼 즐거운 학교생활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1학년 학생 422명 가운데, 결석한 학생은 모두 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학여행에 참가하지 않았던 2학년 학생 13명 가운데서도 1명을 빼고는 모두 학교에 나왔다. 이날까지 안산과 주변 도시에서는 학생과 교사 157명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29일에는 학생 3명의 발인이 있을 예정이다.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돼 있는 임시 합동분향소에는 현재 학생 152명과 교사 4명, 일반인 3명의 영정과 위패가 안치돼 있다.
안산/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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