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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장례치른 부모들 다시 진도 내려와 위로

등록 2014-04-28 21:38수정 2014-04-29 00:22

“못 찾은 아이들도 다 내자식”
실종자 가족 “고맙고, 눈물나고, 부럽다”
자녀의 장례를 치르고 다시 진도로 돌아오는 단원고 학부형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검으로나마 자녀를 다시 만난 자신들과 달리 진도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외면할 수 없어서다.

단원고 2학년4반 김아무개(17)군의 아버지 김영래씨는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우리 아이만 자식이 아니라 단원고 학생들이 다 자식이라는 생각으로 실종 학생 가족들을 위로하려고 진도를 (다시) 다녀왔다. 진도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들 고통이 얼마나 크겠느냐. (내가) 겪어봐서 그분들이 어떤 심정인지 잘 안다”고 말했다. 김씨 아들은 사고 일주일째인 지난 22일 진도 팽목항으로 말없이 돌아왔고, 안산으로 옮겨 장례를 치렀다.

자식의 장례를 마친 다음날인 26일 김씨는 아내와 함께 진도로 내려와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서 자식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학부형들을 위로했다. 김씨는 그때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선박 안전 관리의 최종 책임을 져야 할, 그리고 가라앉은 배에서 아무도 구하지 못한 정부에 대해 김씨는 “이 나라는 왜 같은 피해자를 죄인과 같은 심정으로 만드는지 따지고 싶다”고 했다. 김씨는 이미 장례를 치른 다른 4반 학생들의 유족과 함께 29일에 다시 진도를 찾기로 했다.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자식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다시 진도를 찾는 유가족의 발걸음에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이날 팽목항에서 만난 김아무개(61)씨는 “조카, 손자가 단원고 학생인데, 아직도 바닷속에서 못 나오고 있다. 잠을 자도 자는 게 아니고 밥을 먹어도 먹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다시 내려와주는 다른 학부모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며 울먹였다. 김씨는 “부모 마음이 다 똑같지 않겠나. 만일 반대 입장이었다면 나도 다시 내려왔을 것이다. 정말 고맙고, 한편으로는 자식을 찾은 분들이 부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날 진도체육관에는 단원고 1·3학년 자녀를 둔 어머니 20여명도 내려와 2학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진도/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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