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동거차도 쪽으로 2㎞ 남짓 떨어진 지점에서 실종된 단원고 여학생으로 보이는 주검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침몰 지점 주변으로 떠올라 발견된 주검은 40구에 달하지만, 이번처럼 멀리 떨어진 해역에서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이곳 해역의 유속이 빨라지는 ‘사리’ 기간이어서 주검의 추가 유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수습본부는 30일 사고 해역에서 2㎞ 떨어진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단원고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주검을 어민이 발견해 수습했다고 밝혔다. 주검은 오후 1시50분께 세월호에서 나온 기름이 미역 양식장으로 흘러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기름 방지 울타리에서 발견됐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쏘아올린 수색용 조명탄의 낙하산 줄이 울타리를 고정시키는 닻에 걸렸는데, 주검이 낙하산 줄에 다시 얽히면서 유실을 막을 수 있었다. 발견 당시 주검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
현재 대책본부는 주검 유실을 막기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따로 꾸리고, 최대 반경 60㎞ 지점까지 포함하는 3단계 유실 방지책을 마련한 상태다. 대책본부는 “침몰 지점을 중심으로 항공기와 함정, 어선 등을 투입해 수색하고 있다. 이제까지 세월호 구명벌 3개가 닻자망에 걸려 수습됐고, 섬 지역 해안가에서 옷가지와 운동화 등 유실물 55점이 수거됐다”고 밝혔다.
‘다이빙벨’의 수색 작업 투입은 이날 오후까지도 이뤄지지 못했다. 오후 3시45분께 세월호 침몰 지점에 투입된 다이빙벨은 수심 20m까지 진입했지만, 갑작스런 장비 이상으로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졌다. 민간 잠수요원 3명이 탑승한 다이빙벨이 바닷속에 머문 시간은 30분 정도였다. 다이빙벨을 투입한 이종인(54)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바지선에 연결된 케이블이 꼬여 요동이 심한 상태였다. 조금 무리해서 입수를 시도했지만 다시 끌어올려야 했다. 점검을 마치고 다시 투입하겠다”고 했다.
한편 합동구조팀은 전날 주검이 집중적으로 발견된 세월호 5층 로비와 4층 중앙부·선수부를 수색했다. 사망이 확인된 이는 이날 210명 선을 넘어섰다.
진도/서영지 이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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