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침몰하고 있는 여객선 세월호(6825t급) 상공에서 헬기가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여객선은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5명 등 모두 459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중이었다. 진도/연합뉴스
합동수사본부서 진술
세월호 과적정황 드러나
물류담당 팀장 등 체포
유병언 수십억원 횡령 메우려
20년된 세월호 헐값 구입 의혹
측근 다판다 대표 피의자 조사
세월호 과적정황 드러나
물류담당 팀장 등 체포
유병언 수십억원 횡령 메우려
20년된 세월호 헐값 구입 의혹
측근 다판다 대표 피의자 조사
청해진해운이 세월호 침몰사고 전날 승무원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무리해서 짐을 실은 정황이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사고를 수사하는 검경합동수사본부는 30일 청해진해운 물류담당 팀장인 김아무개 차장과 안아무개 해무팀장(이사)을 체포했다. 이들은 구속된 선박직 승무원 15명의 공범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다. 구조 과정에 이어 사고 원인 수사가 진전되는 모습이다.
수사본부는 “‘짐을 너무 많이 실으면 배가 위험하다. 더 실으면 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경고를 김 차장한테 수차례 했다”는 승무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등항해사인 강아무개(42·구속)씨는 “사고 전날인 지난 15일 ‘그만 실어라. 배 가라앉는다’고 경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 선적 등을 담당하는 ㅇ업체 관계자도 “세월호에 짐이 많이 실리니까 배의 균형을 잘 확인하라”고 지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상돈 수사본부장은 이날 “과적에 대해서는 90% 정도 확인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 해무팀장은 “세월호의 복원력이 낮아 화물 적재를 자제해야 한다”는 신아무개 세월호 원래 선장의 경고를 수차례 묵살했던 인물이다. 해무팀장은 청해진해운 소속 선박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자리다. 수사본부는 상습 과적, 느슨한 고박, 복원력 상실 등 사고 원인 전반에 안 해무팀장의 과실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수사본부는 승무원들이 고의로 퇴선 명령을 하지 않았다는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구조된 선원의 휴대전화 14대와 청해진해운 대표 김아무개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대검 포렌식센터에 데이터 복구를 의뢰했다.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청해진해운이 유 전 회장 쪽으로 빼돌린 수십억원을 메우려고 세월호를 헐값에 사들이고 무리하게 과적을 하는 등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이번 사고로 이어진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김회종 인천지검 2차장은 “청해진해운은 부채비율이 급등하고 수억원의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유 전 회장 쪽에) 수십억원을 빼돌렸다. 이를 보전하려다 보니 20년이 다 된 중고선박을 고철값에 사들이고 월급을 아끼고자 비정규직 선장과 선원을 고용했다. 또 선박을 무리하게 구조변경해 허용 범위를 훨씬 초과하는 승객을 탑승시키거나 화물을 적재하는 등 수입 극대화에만 매달리다 이번 참사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국외에 머물고 있는 유 전 회장의 둘째 아들 유혁기(42)씨와 측근인 한국제약 대표 김아무개(52)씨, 문진미디어 전 대표 김아무개(76)씨에게 5월2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다시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2차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상응하는 절차를 밟겠다”며 강제구인 절차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관여된 의혹을 사고 있는 다판다 대표이사 송아무개(62)씨를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항만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은 한국해운조합이 해운사들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고아무개 사업본부장을 이날 체포했다. 또 인천 연수구 선박안전기술공단과 이 공단 인천지부, 관계업체 등 6~7곳을 압수수색했다.
목포 인천/노현웅 김정필 기자 goloke@hani.co.kr
인천시 중구 항동 인천연안여객터미널 2층에 입주한 한국해운조합 인천지부 운항관리실 출입문이 30일 오전 굳게 닫혀 있다. 인천/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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