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한 어린이가 손에 든 조화를 바라보고 있다. 안산/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합동분향소엔 매일 2만~3만여명
평일에도 30분 넘게 줄서
평일에도 30분 넘게 줄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추모 열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고 발생 16일째인 1일 정부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는 황금 연휴가 시작된 첫날이지만 오전 8시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낮 12시부터는 합동분향소 어귀 두 곳에 조문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50m 정도 늘어섰다. 분향을 하려면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지만, 해가 질 때까지 사람들은 줄어들지 않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동포 글로리아 김(70)씨는 “미국에서 텔레비전으로 이번 사고 소식을 접하고 직접 찾아 조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며칠 전 한국에 왔다.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피하라고 말 한마디만 해줬으면 됐는데 참혹하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정부 합동분향소가 만들어지고부터는 첫날을 제외하고 매일 2만여명의 조문객이 찾고 있다. 매일 수천명씩 조문객이 늘어나 1일에는 3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30일까지 안산 임시·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모두 22만6263명에 이른다. 지난달 25일부터 운영되기 시작한 휴대전화 문자 추모 메시지도 일주일 만인 1일 오전 10시께 9만건을 넘어섰다.
뒤늦은 정부 지침으로 28일 이후 안산을 제외한 전국에 설치되기 시작한 합동분향소에도 30일 밤 9시를 기준으로 모두 34만9239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를 제외하고 현재 전국에는 17개 광역자치단체와 60개 기초자치단체가 모두 77개의 합동분향소를 차려놓은 상태다.
21년 전인 1993년 전북 부안 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서해훼리호의 아픈 기억이 있는 부안에서는 군청뿐만 아니라 민간단체들도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부안군은 지난 29일 군청 1층 민원실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첫날에만 500여명이 분향소를 찾았다. 민간단체도 추모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부안영화제조직위는 부안읍내 홈마트에서 터미널사거리까지 200~300m 구간에서 노란리본달기를 지난 24일 시작해 1일로 8일째를 맞고 있다. 유성사인펜·가위와 함께 45m짜리 노란색 천 롤(두루마리) 14개를 준비했으나 거의 바닥이 난 상태다.
최송연(18·부안여고 3)양은 “또래 학생들이 많이 희생돼 너무 안타깝고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인규(48) 부안영화제조직위 사무국장은 “서해훼리호 침몰사고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어서 그런지 많은 군민들의 심정이 남다른 것 같다. 고교 2학년, 특히 여학생들은 대부분 조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안불교청년회는 생존한 학생에게 용기를 잃지 말라는 내용의 위문편지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노란리본달기 행사장에 편지함을 설치하고 편지·쪽지를 적어 넣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안산 부안/김기성 김일우 박임근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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