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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학가에 다시 ‘안녕들’ 대자보

등록 2014-05-02 19:50수정 2014-05-03 18:20

“슬퍼하는 것으론 부족하다”
무책임한 정부비판글 확산
대자보가 다시 나붙었다. 지난해 12월 고려대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됐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대학가에 재등장한 것이다. 학생들은 대자보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이제는 듣지 않겠다”며 “사고에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행동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고려대에 ‘다시 안녕을 묻고 싶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나붙은 것을 시작으로 2일 현재 서강대와 성공회대 등 다른 대학으로도 대자보가 조용히 번지고 있다. ‘다시 안녕을 묻고 싶다’를 쓴 고려대 김세정(21·미디어학부)씨는 “시신의 인상착의를 나이키, 폴로 같은 상표로 구별하는 바람에 ‘그런 걸 못 사 입힌 우리 애를 못 찾을까봐 걱정돼 사망자 명단 게시판 앞에서 발을 떼지 못한다’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8살 동생이 있어 남의 일 같지 않게 생각했는데,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을 보면서 대자보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이 기념사진을 찍고, 빈소에 찾아가 ‘교육부 장관님이십니다’라고 (유가족에게) 귓속말을 하고, 국회의원이 유가족을 ‘선동꾼’으로 모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평소에 국민들을 어떻게 보는지 생각하게 됐다. (이런 이들이) 청와대로 가겠다는 실종자 가족들 앞에는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방패를 든 경찰을 배치했다”고 했다. 그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에 두 번 다녀왔다고 말했다.

김씨의 대자보에 이어 고려대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프로필 사진을 노란 리본으로 바꾸거나 주변인들과 ‘마음이 아프다’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밖에 없었다. 슬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의 리더라는 사람들 중 이 사건을 책임지려는 자는 아무도 없다”며 정부의 책임감 있는 태도를 요구하는 글도 내걸렸다.

서강대에 대자보를 붙인 학생은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의 수많은 문제들이 중첩돼 나타난 결과다. 함께 분노하자”고 했다. “학생 사회 안에서 사고가 나도 학생회장이 머리를 조아리고 책임을 다하려고 하는데, 대통령은 ‘잘못 있는 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회피하고 있다”며 “희생자 가족들은 자기 탓도 아니면서 ‘내가 내 자식을 죽였다’고 하는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대자보에 실렸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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