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수사본부 박씨 진술 확보
‘선원 3~4명 옷갈아입고 탈출’ 확인
청해진해운 이사·물류팀장 구속
유병언 회장 차남 출석 최후통보
‘선원 3~4명 옷갈아입고 탈출’ 확인
청해진해운 이사·물류팀장 구속
유병언 회장 차남 출석 최후통보
세월호 사고 원인을 수사하는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안상돈)는 안전점검 보고서가 상습적으로 허위 기재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2일 밝혔다.
수사본부는 세월호가 사고 전 해운조합 운항관리실에 낸 ‘출항 전 여객 안전점검 보고서’의 모든 항목이 ‘양호함’으로 표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안전점검 보고서는 선장의 사전 점검 내용을 적는 문서인데, “통신상태 양호. 항해용구 완비. 선박흘수상태 양호. 위험물 없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보고서는 3등 항해사 박아무개(26·여·구속)씨가 이준석(69·구속) 선장 대신 쓴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안전점검 보고서는 그냥 ‘양호함’으로만 쓰면 된다고 배웠다. 늘 이렇게 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화물 적재량이 ‘일반화물 657t, 자동차 150대’로 씌어 있지만, 실제로는 일반화물 1157t에 자동차 180대가 실렸다. 과적과 컨테이너 적재 사실은 보고서에서 빠졌다.
수사본부는 또 탈출 직전 근무복을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승무원이 3~4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분을 감춰 쉽게 구조되려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수사본부는 이런 점 등을 근거로 승무원들에 대해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날 과적 문제와 관련해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물류 담당 남아무개(56) 부장을 체포했다.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세월호를 과적 상태로 만든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으로 청구된 청해진해운 안아무개(60) 이사와 김아무개(44) 물류팀장의 구속영장을 이날 발부했다. 승무원이 아닌 선사 쪽 임직원으론 첫 구속이다.
청해진해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유 전 회장 일가 소유의 페이퍼컴퍼니에 경영 컨설팅과 상표 사용 등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 등으로 다판다 대표 송아무개(62)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외국에 있는 유 전 회장의 둘째 아들 유혁기(42)씨와 측근 2명에게 8일까지 출석하라고 3차 소환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혐의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계열사 국제영상과 노른자쇼핑 대표 김아무개(72·여)씨도 조사할 방침이다. 김씨는 전아무개라는 이름의 ‘원로 탤런트’로 알려져 있다.
항만 비리를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도 이날 해운사들에 보험금을 주면서 수천만원을 되돌려받은 혐의(배임수재)로 한국해운조합 사업본부장 고아무개씨, 고씨에게 돈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로 최아무개씨를 각각 구속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유 전 회장 일가 업체들의 부당 내부거래 여부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내사 대상에는 유 전 회장의 아들인 대균·혁기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아이원아이홀딩스, 청해진해운, 문진미디어, 다판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노현웅, 인천/김정필 기자, 곽정수 선임기자 goloke@hani.co.kr
이슈세월호 참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