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잠수사가 사망했다고 나오니까 가족들이 고개를 푹 숙여요. 죽은 사람 찾자고 하는 건데 산 사람이 죽었으니….”
6일 민간 잠수요원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실종자 가족들은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가 발행한 지 3주가 되도록 진도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주검을 찾지 못한 초조함에다 숨진 잠수요원과 그 가족에 대한 미안함까지 더해져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
실종된 한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는 “자기 일도 아닌데 애들 찾으려다가 그런 일을 당한 거라 미안한 마음이 든다. 다른 잠수사들도 몸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수색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잠수요원들이 처한 위험한 작업 환경을 알면서도 수색을 늦춰달라고 말할 수 없는 처지를 답답해했다. 한 실종 학생의 삼촌은 “내 조카나 잠수사분 모두 사고가 안 났으면 죽지 않았을 아까운 목숨 아닌가. 우리 입장에서는 수색을 재촉할 수도 없는 입장이고,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 없는 부분도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다른 실종자 가족은 “다치는 정도도 아니고 사망을 했으니, 이제 미안해서 재촉도 못할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실종된 가족을 찾지 못한 이들은 이번 사고가 수색에 영향을 줄까봐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사고 초기 270여명에 이르렀던 실종자는 1단계 수색 작업이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30여명 선으로 크게 줄었다. 핏기 없는 얼굴의 한 어머니는 “잠수사 일은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수색을 안 하게 되면 어쩌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다른 어머니는 “아이들 반별로 수색 상황을 알려주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오전 내내 조용하다.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수색이 지연될까봐 속이 상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단원고 2학년7반의 경우 여전히 실종 상태인 학생이 6명이다.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이들 대부분은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이날 애도문을 내어 “구조작업 도중 숨진 이광욱 잠수사님과 그 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동안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같은 가족의 입장이 되어 최선을 다해 구조 작업에 임해주신 모든 잠수사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가족들은 숨진 잠수사님과 모든 잠수사님들의 거룩한 봉사와 희생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진도/진명선 이재욱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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