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부, 희생자들 카카오톡 내용 확인
“해경이 왔다”
“아직 움직이면 안된대”
오전 9시37분께 메시지 전송
‘대기하라’ 방송탓 계속 기다려
세월호, 상습적 과적 운항으로
1년간 추가이익만 29억여원
“해경이 왔다”
“아직 움직이면 안된대”
오전 9시37분께 메시지 전송
‘대기하라’ 방송탓 계속 기다려
세월호, 상습적 과적 운항으로
1년간 추가이익만 29억여원
“해경이 왔다”, “속보 떴다. 우리 말하는 건가봐”, “아직 움직이면 안 된다고 한다”.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안상돈)는 지난달 16일 오전 세월호 선장 등 승무원들이 탈출하던 그 시각에 이를 까맣게 모른 희생자들이 이런 카카오톡 메시지들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해경 출동’과 ‘언론 속보’를 언급한 카카오톡이 전송된 시각은 4월16일 오전 9시37분께다. 이때는 이준석(69·구속) 선장 등 선박직 승무원 15명이 막 탈출에 나선 시각이다. 세월호 조타실은 9시37~38분 “좌현으로 탈출할 사람만 탈출 시도하고 있다는…”이라는 내용을 마지막으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의 교신이 끊겼다. 승무원들은 곧바로 맨 먼저 도착한 해경 경비정에 구조됐다.
카카오톡 내용은 희생자들이 휴대전화에 뜬 뉴스로 자신들이 탄 배가 큰 사고를 당했고, 해경이 출동했다는 사실도 알았음을 보여준다. 또 ‘대기하라’는 안내방송 때문에 이런 상황을 알고도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이 시각 승무원들이 교신에서 밝힌 “좌현으로 탈출할 사람”은 승객들이 아니라 그 자신들뿐이었다.
수사 관계자는 “조타실의 선원들 모두가 승객들을 대피시키라는 진도 관제센터의 지시를 들었지만, 누구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선원들도 이런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 관제센터는 오전 9시6분부터 9시37분까지 세월호와 11차례 교신하면서 9시24~25분께 “방송이 안 되더라도 최대한 나가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 바란다”, “라이프링(구명튜브)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우라. 빨리”라고 지시했다.
수사본부는 또 세월호가 지난해 3월15일 취항 이후 241회 운항하면서 139차례(57.7%) 과적 운항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선급이 승인한 최대 화물 적재량은 1077.53t인데, 세월호는 상습적으로 과적을 해 241회 운항으로 받을 수 있는 정상적 화물 운송료 62억6600만원보다 29억6000만원 많은 92억2600만원을 벌었다. 세월호는 사고 때도 한도의 3.3배인 3608t을 실었다.
수사본부는 이날 과적 문제와 관련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상무 김아무개(62)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이로써 승무원들 외에 구속된 청해진해운 임직원은 4명으로 늘었다. 수사본부는 청해진해운 대표 김아무개(72)씨도 상습 과적을 알았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곧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청해진해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찍은 사진을 적정가보다 높게 구입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로 ㈜아해 대표 이아무개(62)씨의 사전구속영장을 이날 청구했다. ‘아해’라는 이름으로 사진작가 활동을 해온 유 전 회장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이 회사의 대표 이씨는 유 전 회장 쪽 페이퍼컴퍼니에 컨설팅 비용을 준 것까지 포함해 회사에 모두 수십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외국에 있는 유 전 회장의 둘째 아들 유혁기(42)씨 등 3명이 3차 출석 요구 시한인 8일까지 나오지 않으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공조해 강제 소환에 나설 방침이다. 김원철 기자, 목포/안관옥, 인천/김정필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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