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유속 느리나 거센 바람에 파도 높아
이틀 동안 고작 3시간여 수색 그쳐
‘오락가락’ 탑승자 수 476명 최종확인
대책본부 “여전히 유동적”
유속 느리나 거센 바람에 파도 높아
이틀 동안 고작 3시간여 수색 그쳐
‘오락가락’ 탑승자 수 476명 최종확인
대책본부 “여전히 유동적”
그나마 바닷물은 도와주겠다는데 정작 바람이 외면하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물살이 가장 약하다는 ‘소조기’(조금) 둘째 날인 8일 예상보다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 탓에 실종자 수색은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주검조차 못 찾을 수 있다’는 불안으로 마음이 타들어가는 하루를 보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소조기 첫날인 7일 오후 2시30분부터 8일 오전 10시30분까지 20시간 동안 아무런 수색도 하지 못했다. 잠잠한 바닷속 상황과 달리 바깥 날씨가 나빴기 때문이다. 이후 시작된 수색도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소조기 이틀 동안 추가로 수습한 주검은 4구다.
국립해양조사원의 조류 예측표를 보면, 8일 오전 최고 유속은 초속 0.8m로 소조기 평균 유속인 초속 1.2m보다도 느리다. 하지만 강한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게 치면서 바닷속 상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립해양조사원 해양관측과 관계자는 “바람이 세게 불면 해수층에 영향을 줘서 유속이 빨라질 수 있다. 바람의 세기, 방향, 파도의 높이 등 바닷속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게 많기 때문에 유속만으로는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합동구조팀이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64개 격실을 모두 개방한 뒤에도 여전히 30여명의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주검 유실 가능성이 커지자 대책본부는 “아직 수색할 곳이 많다”며 속단은 이르다고 했다. 고명석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 “64개 격실을 개방했지만 선체 전체로 보면 작은 구역일 수 있다. 111개 격실 가운데 개방되지 않은 47개 격실을 비롯해 선원객실, 기관실, 창고, 화장실 등 아직 안 본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1차 수색을 마친 64개 격실 재수색 과정에서도 실종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고 대변인은 “초기처럼 한꺼번에 많은 주검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이제까지 재수색을 통해 7구의 주검을 발견했다”고 했다.
합동구조팀은 세월호 침몰 지점을 중심으로 187.4㎢ 해역에 ‘해저영상탐사’를 실시했지만 주검으로 추정되는 물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대책본부는 이날 세월호 전체 탑승인원을 476명이라고 최종 확인했다. 전날 탑승자 명단에 없는 중국인 2명이 사망자로 분류됐지만, 구조자 개인식별 과정에서 생존 인원이 174명에서 172명으로 2명이 줄면서 탑승 인원은 기존과 같은 476명이 됐다. 사망자와 실종자를 합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수는 전날 2명 늘려 수정 발표한 304명이다.
대책본부는 이런 사실을 지난달 23일 확인하고도 2주가 되도록 수정 발표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보다 닷새 전인 지난달 18일 탑승자·구조자 명단을 수정했다가 호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탑승자 1인당 8~12가지 방법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다른 인원 변동이 있을지도 몰라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그때그때 발표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책본부는 여전히 최종 탑승객 수에 대해서는 ‘유동적’이라고 했다.
진도/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이슈세월호 참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