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인 이재영 아해 대표(가운데)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8일 오후 인천시 남구 학익동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인천/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세월호 수사 어찌되고 있나
‘사번 A99001’…보고 최고책임자·경영 직간접 개입 정황
김한식 대표 구속영장…과적운항 등 보고 여부 집중추궁
‘소환불응’ 유씨 차남 체포영장…해무이사 배임혐의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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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실치사 :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세월호를 운용해온 청해진해운의 경영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정황이 8일 드러났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유 전 회장에게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날 “유 전 회장을 청해진해운의 회장으로 명시한 내부 조직도와 비상연락망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으로 입수한 비상연락망은 2011년에 작성된 것으로, 청해진해운 전 직원들의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다. 유 전 회장은 ‘회장’ 직함으로 맨 위에 이름을 올렸고, 아래로 김한식(71) 대표와 김아무개(62·구속) 상무 등 임원진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비공식적 체계’에서는 최고책임자임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다.
또 청해진해운이 수사본부에 제출한 세월호 사고 하루 전(4월15일치) 조직도에는 유 전 회장에게 청해진해운 사원번호까지 있는 것으로 나온다. 유 전 회장 이름 앞에 ‘A99001’이라는 일련번호가 적혀 있는데, 수사본부는 ‘A’는 사무직, ‘99’는 입사 연도, ‘001’은 입사 순서라고 파악하고 있다. 청해진해운이 설립된 1999년 첫번째로 입사한 사원이라는 뜻이다. 수사본부는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는 해명과 달리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을 실질적으로 지배해 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본부는 유 전 회장이 김 대표 등을 통해 상습 과적 등을 보고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날 아침 김 대표를 체포해 유 전 회장에게 평소 과적 운항 등을 보고했는지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대표의 집과 자동차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메일과 통화 내역을 분석해 사고 전후 유 전 회장 쪽과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날 저녁 김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아직 많은 의혹이 남아 있지만 유 전 회장이 사고 책임을 직접 지도록 만드는 것이 수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그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매달 1500만원씩 받은 사실도 확인한 바 있다. 수사본부는 다음주께 유 전 회장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구속된 안아무개(59) 청해진해운 해무이사에 대해 세월호 수리 등과 관련해 여러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추가했다. 안 이사는 세월호 증축을 맡은 ㅆ조선 등으로부터 아내의 계좌를 통해 6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한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이날 출석 요구에 불응한 유 전 회장의 둘째 아들 유혁기(42)씨와 측근 2명의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강제송환 절차에 나섰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의 횡령과 비자금 조성에 개입한 혐의로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감사 박아무개씨의 구속영장을 이날 청구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사진을 적정가보다 높게 구입하고 허위로 경영컨설팅 비용을 지급해 회사에 수십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 등으로 ㈜아해 이재영(62) 대표를 이날 구속했다.
노현웅 기자, 목포/안관옥, 인천/김정필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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