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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유족들, 아이들 영정 안고 KBS 앞에서 경찰과 한밤 대치

등록 2014-05-08 22:44수정 2014-05-09 02:09

<한국방송>(KBS) 보도국장의 실언과 이 방송사의 오보에 항의하러 경기도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아이들의 영정을 들고 온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사옥 앞에서 경찰에 가로막히자 영정을 들어 보이며 시위를 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A href="mailto:flysg2@hani.co.kr">flysg2@hani.co.kr</A>
<한국방송>(KBS) 보도국장의 실언과 이 방송사의 오보에 항의하러 경기도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아이들의 영정을 들고 온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사옥 앞에서 경찰에 가로막히자 영정을 들어 보이며 시위를 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보도국장 발언 알려지자 격앙
유족 150여명 사과요구 농성
조문 온 간부들에 강력 항의도
KBS “보도국장 그런말 안했다”
8일 저녁 8시37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대책위원회 김병권(50) 위원장은 100여명의 유가족들에게 “위패는 놔두고 영정만 꺼내세요”라고 외쳤다.

유가족들은 단상으로 올라가 각자 자녀의 영정을 꺼내 들었다. 학생 70여명의 영정이 부모 품에 안겨 정부 합동분향소 밖으로 나왔다. 영정이 이곳에 안치된 지 9일 만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딸 김빛나라(16)양을 잃은 김 위원장은 정부 합동분향소 앞에 모여 있던 사람들에게 외쳤다. “우리가 원한 것은 실종자를 빨리 구해달라는 것과 진상규명을 해달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김시곤 <한국방송>(KBS) 보도국장은 우리와 교통사고 난 것을 비교합니까? 와서 사과하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오지도 않고 사람을 데리고 장난을 합니다. 애들 또 죽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다 죽어야 되는 겁니까?”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8일 밤 서울 여의도에 도착해 <한국방송>(KBS) 보도국장의 실언과 이 방송사의 오보에 항의하기 위해 아이들의 영정을 품에 안은 채 한국방송 사옥으로 걸어가고 있다. 경기도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 있던 유가족들은 분향소에서 아이들의 영정을 들고 이곳으로 왔다. 김성광 기자 <A href="mailto:flysg2@hani.co.kr">flysg2@hani.co.kr</A>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8일 밤 서울 여의도에 도착해 <한국방송>(KBS) 보도국장의 실언과 이 방송사의 오보에 항의하기 위해 아이들의 영정을 품에 안은 채 한국방송 사옥으로 걸어가고 있다. 경기도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 있던 유가족들은 분향소에서 아이들의 영정을 들고 이곳으로 왔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유족들은 김시곤 보도국장이 한 것으로 알려진 발언을 문제 삼았다. 지난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김시곤 보도국장이 지난달 말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김 국장이 오후 뉴스를 진행하는 한 여성 앵커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오자 해당 앵커에게 주의를 주고 담당 부서를 찾아가 검은 옷을 입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와 유족들을 격앙시켰다.

150여명의 유가족들은 버스 5대에 나눠 타고 이날 밤 9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한국방송 사옥으로 출발했다. 밤 10시께 한국방송 사옥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자녀 영정을 안은 채 경찰과 대치하며 “책임자 나와라” “사장 나와라” “사과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농성을 벌였다. 일부 유가족들은 방송사 카메라 기자 등 취재진을 향해 “찍지 마, 너희들이 제대로 보도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어”라고 고함을 질렀다. 대치 과정에서 흥분한 일부 가족들은 가로막고 있던 경찰 버스 위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50분께 합동분향소에는 임창건 한국방송 보도본부장과 이아무개 취재주간 등 임직원 6~8명이 조문을 하기 위해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은 소식을 듣고 분노해 달려온 유족들에 의해 합동분향소 밖으로 끌려나갔다. 격앙된 유족들은 이들에게 “누가 보도국장이냐?”고 소리쳤고, 이 주간이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자 이 주간을 보도국장인 줄 알고 분향소 옆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로 데려갔다. 유족들은 이 주간 등 2명을 유가족 대기실에 앉혀 놓고, 김시곤 보도국장이 직접 나와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방송은 이날 밤 자료를 내어 “유족들은 케이비에스 보도국장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가 교통사고 피해자보다 적다고 발언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케이비에스 보도국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사회 전반의 안전 불감증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는 말을 한 것이라고 이미 여러 차례 공식 해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안산/김기성 김일우 김지훈 기자, 이정국 박승헌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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