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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잇단 막말에 가슴 치는 세월호 유가족들
“왜 이리들 잔인하십니까…”

등록 2014-05-13 16:24수정 2014-05-13 20:53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8일 저녁 11시께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사옥 앞에서 경찰에 가로막히자 영정을 들어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8일 저녁 11시께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사옥 앞에서 경찰에 가로막히자 영정을 들어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인간에 대한 예의를 상실했다”
청소년들도 어른들 행태에 분노
“왜 이리들 잔인하십니까. 도대체 얼마나 더 죽어야 후련하시겠습니까….”

꽃 같은 자식을 잃고 비탄에 젖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국회의원과 교수, 방송사 보도책임자들의 연이은 막말에 가슴을 치고 있다. 새누리당 권은희·한기호 의원과 김호월 홍익대 겸임교수의 막말, 김시곤 전 <한국방송>(KBS) 보도국장 발언 논란에 이어 12일엔 김장겸 <문화방송>(MBC) 보도국장이 유족에 대해 “완전 깡패네”라고 비하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 다니던 딸을 잃은 최아무개씨는 “아무리 우리(유가족들)가 자식을 지켜주지 못한 죄인들이지만, 손가락질 받을 일을 한 적은 없다. 제발 이제 가만히 좀 놔두라”고 호소했다. 같은 처지의 김아무개(49)씨도 “가슴을 후벼 파는 것도 모자라서 이젠 도끼로 내리찍느냐. 죄 없이 죽어간 아이들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양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들도 인간이라면 더는 초상집에서 박수 치는 일 좀 그만하라”고 울먹였다.

안산시 화랑유원지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일주일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소현(36·여)씨는 “그들이 단 한 번이라도 여기 와서 유족들 눈물 닦을 휴지 한 장이라도 뽑아줘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영정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아들·딸을 보고 있는 부모 심경을 눈곱만큼이라도 헤아린다면, 자기 자식 보기가 부끄러워질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숨진 단원고 학생 또래의 청소년들도 어른들의 행태에 대해 “인간에 대한 예의를 상실했다”며 분노했다. 안산 경안고 3학년 김혜성(18)군은 “(잇단 막말은) 우리 사회가 무엇을 상실했는지를 보여준다. 인간이 갖춰야 할 책임·양심·공감이라는 최소한의 마음가짐을 지니지 못한 사람들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김군은 “엘리트가 모였다는 정치권, 학계, 언론계에서 나온 막말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부패하고 성장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미성숙한 사회인지를 보여준다”고 일침을 놓았다.

잇단 막말에 참다못한 유가족들은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막말과 관련해 여러 문제를 논의 중이다.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유가족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비하 글을 수사해달라”고 안산단원경찰서에 요청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태다. 경찰은 온라인 게시판에 유가족을 비하하는 글을 올린 누리꾼 3명을 불구속 입건했고, 명예훼손 가능성이 있는 글 50여건을 수사 중이다.

한편,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 5만623명의 서명을 13일 오전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정부합동분향소 조문객은 이날 오후 50만명을 넘어서 추모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안산/김기성 김일우 김지훈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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