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검 5구 수습…사망 281명으로
“기존 진입로 막혀 새로 뚫어야”
“기존 진입로 막혀 새로 뚫어야”
거센 조류와 세월호 선체의 붕괴로 주검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고 해역에서 14일 주검 5구가 수습됐다. 희생자 가족들은 ‘그나마 주검이라도 찾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사고 발생 29일째인 이날 세월호 선체 선미 부분에서 떠오른 주검을 포함해 모두 5구의 주검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오후 8시 기준으로 세월호 사망자는 281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23명으로 줄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주검 수습에 일부 성과를 냈지만,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는 선체 사정으로 인해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붕괴된 곳이 기존에 뚫어놓은 진입로를 막아 새로운 진입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취재진이 수색 현장 바지선에서 만난 잠수사들도 하나같이 선체 붕괴로 인한 수색작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주검 1구를 수습한 민간잠수사 전광근(39)씨는 “통로 폭이 1m 정도인데 내벽이 많이 허물어져 진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민간잠수사 이만호(48)씨는 “선체 벽면이 무너져 내린 곳은 몇 차례에 걸쳐 장애물들을 빼낸 뒤 진입해야 한다”고 했다. 선체 내부 상황이 가뜩이나 짧은 잠수시간을 잡아먹고 있는 셈이다.
사고 해역의 물살이 점차 빨라지는 것도 수색에 어려움을 더한다. 이날 조류가 약해지는 정조시간대에도 빠른 물살 탓에 수색작업을 전혀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게다가 15일부터는 유속이 빨라지는 ‘대조기’가 시작된다. 대조기는 18일까지 이어지는데, 유속이 초속 2.8m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상 악화로 실종자 수색에 별 성과를 보지 못했던 지난 소조기에 견줘 2배 이상 빠른 속도다.
대책본부는 수색작업에 투입된 잠수사들의 심리상태 및 정신건강 진단을 위해 이날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정신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이들 가운데 해경·해군은 소속 기관에서, 민간잠수사들은 복지부에서 상담 및 치료를 받게 된다고 대책본부는 설명했다.
한편 대책본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이뤄지는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비방’과 관련해, 진도체육관에 전남지방경찰청 소속 사이버수사대 요원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수사요원 배치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가족들의 피해 접수 업무 등을 하게 된다.
진도/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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