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SSU대원이 오후 전남 진도군 앞 바다에 정박중인 청해진함 안에 설치된 저감장치에서 잠수병을 치료받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15일 주검 1구 수습…오후4시 세월호 사망자 283명
14일엔 잠수사 한명 또 병원으로…극도의 스트레스
14일엔 잠수사 한명 또 병원으로…극도의 스트레스
잇따라 시신이 수습되고 실종자 가족들도 하나 둘 떠나자 팽목항에는 침묵이 더욱 무겁게 가라앉았다. 오매불망 가족들의 소식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은 항구에 작렬하는 태양에 피부가 검게 그을었다. 야속하게 흐르는 시간은 이들의 마음을 피부보다 더욱 새까맣게 태웠으리라.
아들을 찾지 못한 한 아버지는 부둣가에 앉아 말없이 담배만 태웠다. 그는 꿈보다 더 꿈같은 현실이 믿기지 않은지 바다를 향해 가끔 허탈한 웃음을 내보였다. 실종자들의 귀환을 기원하는 노란리본은 아이들에게 어서 오라 손짓하는 듯이 바람에 흩날렸다. 자녀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실종학생 부모들이 부두와 방파제 등 팽목항 곳곳에 둔 신발과 트레이닝복은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간밤의 비에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안산에서 내려온 한 희생자 어머니는 “밥은 먹어야 (자식이 나오기를) 기다릴 수 있다”며 실종자 어머니에게 한사코 점심식사를 권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몸도 마음도 지친 얼굴이었지만 가족의 소식만을 기다리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버텨내고 있었다.
기약 없는 가족들의 기다림이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15일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4층 중앙 격실에서 주검 1구를 수습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세월호 사고 피해자는 15일 오후4시 기준으로 세월호 사망자는 283명, 실종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15일부터 대조기가 시작돼 유속이 빨라져 수색구조작업을 더디게 하는 가운데 차츰 쌓여가는 잠수사들의 피로도 문제도 수색작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14일에는 민간 산업잠수사 1명이 두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제한된 시간과 극한의 환경 속에서 시신을 수습해야 하는 잠수사들의 스트레스가 높을 우려가 제기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잠수사들에게 정신건강 선별검사도 실시했다.
잠수사 인력난도 겪고 있다. 민간 산업잠수사 13명이 작업 중이던 바지선 ‘미래호’가 15일 오후 철수했지만 대체 인력은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고명석 대책본부 대변인은 “(미래호 철수 후) 당장 추가로 투입하는 인원은 없다. 민간 잠수사들을 보충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데 많이 자원을 하지 않는 상황이다. 예전에 비해 투입하겠다고 하는 분이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대책본부는 실종자 가족들이 체류환경 개선해달라는 의견이 있어 15일부터 팽목항에 이동식 조립주택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10동을 설치하고 수요를 고려해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이동식 주택은 약 18㎡(5.5평)크기에 텔레비전과 냉방시설을 갖춘 형태로 한 가족 당 한 동씩 배분될 계획이다.
진도/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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