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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초원쌤, 천국서도 아이들 담임해주세요” 눈물의 카네이션

등록 2014-05-15 20:07수정 2014-05-16 16:44

스승의 날인 15일 오후 충북 청원군 가덕면 성요셉공원 남윤철 단원고 교사의 묘소에서 단원고 졸업생 제자들이 절을 하고 있다. 남 교사는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마지막까지 배에 남아 제자들을 탈출시키다 숨졌다. 청원/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스승의 날인 15일 오후 충북 청원군 가덕면 성요셉공원 남윤철 단원고 교사의 묘소에서 단원고 졸업생 제자들이 절을 하고 있다. 남 교사는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마지막까지 배에 남아 제자들을 탈출시키다 숨졌다. 청원/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단원고 학생 유족 60여명
합동분향소에서 스승의 날 기념
“목숨 바쳐 지켜준 은혜 잊지 않겠다”
7명의 선생님 영정·유족에 꽃 바쳐

안산 문화광장서 촛불 추모제
경기도 교사 등 400여명 참석
일곱 명의 선생님 영정 앞에 빨간 카네이션 바구니가 놓였다. 제자들을 자신의 목숨으로 감싸 안았던 선생님들은 하얀 국화꽃으로 둘러싸인 영정에서 빙그레 웃고만 있었다.

15일 오전 11시20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정부합동분향소에선 눈물의 스승의 날 기념식이 치러졌다. 주인공인 선생님은 말없이 감사의 꽃을 받았고, 이 꽃을 전해야 할 아이들은 선생님 곁에서 그저 수줍게 웃고 있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 60여명은 ‘하늘에서나마 즐거운 파티를 하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꽃을 바치며 오열했다.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엄마 아빠가 지켜주지 못한 자리를 끝까지 지켜주시고 안아주신 은혜 잊지 못할 겁니다. 한분 한분의 지극하신 제자에 대한 애정과 스승으로서의 책임감에 저희 엄마 아빠는 그저 죄송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끝내 피어보지 못한 아이들과 함께하신 선생님, 부디 영면하시고 그곳에서도 저희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아주시고 꿈에서라도 환하게 웃고 계시기를 기도합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대책위원회 총무 권오현(26)씨가 미리 준비한 편지를 읽어 내려가자, 선생님 영정 앞에 선 단원고 학생 유가족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각 반을 대표하는 숨진 학생들의 유가족들은 희생된 선생님의 유족들 가슴에 꽃을 달아준 뒤 “우리 애가 선생님을 너무 좋아했어요”라고 말하며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한 어머니는 기념식이 끝난 뒤에도 자식의 영정 앞에 서서 “선생님 오셔서 좋지?”라며 오열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선생님들의 위패 주변엔 단원고 학생들과 졸업생, 유가족들이 쓴 편지가 놓여 있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2학년 7반 담임 이지혜(31) 교사의 제자라고 밝힌 단원고 졸업생은 “지난 5년간 스승의 날에 한 번도 찾아뵙지 못했는데 이제 와 이렇게 편지 남겨드리는 것밖에 못해서 정말 죄송해요. 더 큰 사람이 돼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게 하는 사람이 될게요”라고 썼다. 또 희생된 2학년 3반 한 학생의 어머니는 “초원 쌤! 천국에서도 담임해 주시고 우리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세요”라는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대책위 대변인 유경근(44)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4일 제자 4명과 함께 숨진 채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온 2학년 8반 담임 김응현(45) 교사의 소식을 전하며 “이미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은 즐거운 파티를 하고 있겠죠? 어제 오후 8반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셨어요”라고 썼다.

이날 저녁 7시30분 안산 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추모 촛불문화제에는 스승의 날을 맞아 경기도 지역 교사 100여명 등 400여명이 참석해 추모의 촛불을 밝혔다. 문화광장에는 ‘대통령 눈물 한 방울이 그렇게 아까운가’, ‘애들아 미안해 선생님이 지켜줄게’라는 펼침막이 내걸렸다.

안산/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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