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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분향소는 벌써 한산…유가족들 ‘서러운 눈물’

등록 2014-05-21 15:28수정 2014-05-22 11:49

21일 오후 2시 경기도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차려진 정부합동분향소 안에서 20여명의 사람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아래는 조문객들로 북적이던 지난 1일의 모습.
21일 오후 2시 경기도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차려진 정부합동분향소 안에서 20여명의 사람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아래는 조문객들로 북적이던 지난 1일의 모습.
조문객 발걸음 뜸해지자 합동분향소 하나둘씩 사라져
“실종자 아직도 많은데 벌써 잊혀지는 것 같아 두려워”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경기도 안산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전국 시·도에 차려져 있던 합동분향소에도 조문객의 발걸음이 뜸해지며 합동분향소가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잊지 말아 달라”며 국민들에게 호소했던 유가족들은 추모객이 줄어들자 “벌써 잊혀지는 게 서럽고 두렵다”고 했다.

21일 오후 2시 정부합동분향소가 차려져 있는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는 한산했다. 합동분향소 입구에는 세월호 사고로 자녀를 잃은 유가족들이 ‘맑았던 우리 아이들을 잊지 말아 주세요’라는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출구에서는 다른 유가족이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진상 규명 요구’에 동참해달라며 서명을 받고 있었다.

분향소 안에는 20여명의 조문객만 있었다. 보름 전에는 분향을 하려면 70여명씩 단체로 분향을 해야 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분향소 어귀 두 곳에는 100명씩 20여m의 줄이 이어지는 장면도 흔했다. 지금은 찾는 사람이 크게 줄어 개인 조문을 할 수 있다. 추모객이 줄어들면서 출구 두 곳 가운데 한 곳은 아예 폐쇄됐다.

세월호 사고가 나고 1주일 뒤인 지난달 23일, 안산 올림픽기념관 체육관에 임시합동분향소가 차려졌을 때는 평일이었지만 첫날 1만3100명이 조문을 했다. 사고 뒤 둘째 주말이었던 지난달 26일(4만6825명)과 27일(4만3233명)에는 하루 4만명 이상이 조문을 했다. 당시엔 분향소 입구부터 2㎞에 이르는 줄이 생긴 것도 모자라, 조문을 하려면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지난달 29일 합동분향소가 화랑유원지로 옮겨지고 나서도 조문객의 행렬은 이어졌다. 특히 긴 연휴기간이었던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나흘 동안 모두 15만1300명이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았다. 하루 평균 3만7825명이 다녀간 셈이다.

그러나 조문객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주말 하루 8000여명, 평일엔 4000여명이 분향소를 찾고 있다. 20일에는 2410명이 분향소를 찾은 것으로 집계돼, 분향소가 문을 연 이후 가장 적었다. 전국 시·도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도 지난 10일까지는 하루에 적게는 4만여명에서 많게는 11만여명의 조문객이 몰렸지만, 최근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20일 하루 전국에 있는 합동분향소를 찾은 추모객은 8007명에 그쳤다. 이 때문에 전국 합동분향소는 141곳까지 늘어났다가 현재는 106곳만 운영중이다. 10여일 만에 35곳이 문을 닫은 것이다.

정부합동 세월호사고희생자 장례지원단은 20일 기준 안산 합동분향소와 전국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각각 54만2018명과 145만9624명 등 모두 200만1642명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오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던 한 희생자의 어머니는 “아직 실종자가 16명이나 남아 있고 사고 진상규명 작업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잊혀지는 게 두렵다. 다음달에는 지방선거와 월드컵까지 있어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가 영영 사라지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솔직히 서럽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20일 진도 팽목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의 국민에 대한 보호의무가 어떻게 실현돼야 하는지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목소리를 내주시고 함께 외쳐달라”며 “바닷속에 잠들어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안산/김일우 김기성 박수지 기자 cooly@hani.co.kr

정신과 전문의 천근아 교수 "세월호 유가족, 쉽게 잊힐까 봐 두려운 고통" [한겨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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