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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번에 ‘불신세대’ 생겨…‘저항세대’ 될진 두고봐야”

등록 2014-05-21 20:34수정 2014-05-22 16:51

전문가 진단
“국가 허점 자각…친구·선생님 등 공동체 생각할 것”
“죽을까봐 무서워서 나왔다.”

2008년 5월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에 반대하는 첫 집회가 열렸을 때, 한 여중생의 발언이다. 당시 사람이 죽지는 않았으나, 10대들은 죽을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위험사회’에 맞서 맨 앞줄에서 촛불을 들었다.

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21일 “세월호 참사로 인해 한국이 위험사회를 넘어 사람이 죽어나가는 ‘사고사회’라는 사실이 폭발적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사는 데 기본인 안전마저 뒷전이고, 비리로라도 돈 많이 벌고 권력에 줄대는 게 최고인 한국 사회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게다. 그 피해를 10대들이 가장 크게 입었다. 아이들은 이러다가 다 죽을 수 있다는 걸 뼛속 깊이 체득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가만히 있으라는’ 선장과 교사의 지시에 잘 따른 아이들이 희생된 것을 보고 또래들이 받은 충격은 엄청날 것”이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2014년의 10대들은 2008년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사고사회’를 온몸으로 거부할까? 지난 9일 안산 지역 고교생 2000여명이 추모집회를 열기도 했으나, 아직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는 아니다. 홍 교수는 “진정한 선진화, 민주화를 이루려면 불신 세대가 저항 세대로 성숙하는 게 중요하지만, 그 부분은 두고볼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 ㄱ고교의 조영선 교사는 이렇게 짚었다. “학생들이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이 크지만 2008년 촛불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그때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조롱을 포함해 정치적 자유를 한껏 누려본 경험이 거리로 이어졌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학생들은 그런 자유를 누려본 적이 없다.”

그렇더라도 이번 참사의 충격은 어떤 식으로든 10대들한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학교 내 폭력을 연구하는 교사 단체인 ‘따돌림사회연구모임’(따사모)의 김경욱 대표는 “대한민국의 허상이 무너졌으니 대안을 찾을 것이다. 국가가 도와준다는 보장이 없다는 걸 알게 될 거고, 가까이 있는 친구나 선생님을 다시 보고 공동체를 되살려야 한다는 자각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상진 부소장은 “경쟁에 쫓기는 삶만 살다 생을 마감한 또래를 보며, 아이들은 행복을 유예 당한 입시체제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정신과 전문의 천근아 교수 "세월호 유가족, 쉽게 잊힐까 봐 두려운 고통" [한겨레談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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