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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탑승때 신분확인 여전히 대충대충

등록 2014-05-22 20:06수정 2014-05-22 23:08

전라남도 완도 연안여객선 터미널 옆 주차장에서 부두로 들어가는 통제구역에 지키는 사람이 없어 맘대로 들어갈 수 있다. 들어가면 바로 배로 합류할 수 있다.
전라남도 완도 연안여객선 터미널 옆 주차장에서 부두로 들어가는 통제구역에 지키는 사람이 없어 맘대로 들어갈 수 있다. 들어가면 바로 배로 합류할 수 있다.
연안여객선 안전부실 보도 한달뒤
터미널 ‘통제구역’ 문 열려
마음만 먹으면 무단승선 가능
‘항공기수준 승선관리 강화’ 말뿐

세월호의 승객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했던 정부는 지난달 25일 연안여객선 승선객 관리 개선안을 내놓았다. 6월부터 연안여객선 승선권 발권을 전산화하고 신분증 확인을 의무화하겠다고 했다. 그 직전에 <한겨레>는 지난달 23~24일 전남 완도·해남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에 직접 타보고 부실한 운항 관리와 안전 규정이 무시되는 현실을 보도했었다.(<한겨레> 4월25일치 1면 참조)

한 달이 지난 22일 다시 완도여객선터미널을 찾았다. 분위기는 많이 바뀌어 있었다. 승선권 구매 창구에는 6월1일부터 의무화하는 승선권 전산 발권과 신분증 확인을 안내하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승선권 구입과 개찰시 신분증을 제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한 달 전에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신분증 확인도 진행됐다.

하지만 개표 과정에는 여전히 빈틈이 많았다. 한 달 전 완도와 제주를 오가는 ‘ㅎ카페리’호 개찰구에서는 11분 동안 117명이 ‘무더기’로 통과했다. 당시 16명이 신분증을 제시했지만 해경과 해운조합 직원은 확인조차 하지 않았지만, 이번엔 해운조합 직원이 추가로 1명 더 배치돼 탑승객 전원에게 신분증을 요구했다. 그러나 확인은 별로 철저하지 않았다. 승선권에 탑승객이 직접 적은 주민등록번호와 신분증을 대조했는데도, 11분 동안 112명이 개찰구를 빠져나갔다.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았을 때와 확인할 때의 차이가 별로 없는 셈이다. 어린이 4명이 개찰구를 빠져나갔지만 이들의 신분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전광판에 ‘개찰 중’ 표시가 떠 있지만 자리에 해경이나 직원은 없다.
전광판에 ‘개찰 중’ 표시가 떠 있지만 자리에 해경이나 직원은 없다.
승선권을 구입할 때는 신분증이 필요 없었다. 터미널 직원은 “계도 기간이라 신분증이 없어도 된다”고 했다. 이날 터미널을 찾은 박아무개(48)씨는 “안 하던 신분증 검사를 하는 탓에 시간이 더 걸리기는 하는데, 아무래도 (개찰 시간이 길어지면) 승객 불만이 나올테니 꼼꼼하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개찰 마감 시간에 급하게 오면 그냥 들여보내 주기도 한다”고 했다.

터미널 야외주차장 등에서 부두로 통하는 문은 그냥 열린 채 방치돼 있었다. ‘통제구역’이라는 팻말이 무색하게 지키는 이도 없었다. 마음만 먹으며 개찰구를 통하지 않아도 배에 오를 수 있는 부두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한 달 전 신분 확인도 없이 단체 관광객이 우르르 몰려 탔던 청산도·어서도·덕우도행 개찰구 상황은 더 나빴다. 제주로 가는 배보다 탑승 인원이 적은데도 개찰은 더 허술하게 진행됐다. 신분 확인을 해야 할 해경은 보이지 않았고, 해운조합 직원만이 개찰구 앞에 머물렀다. 이 직원은 ‘개찰 중’이라는 표시가 전광판에 떠 있는데도 중간에 자리를 비웠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개선안을 내놓으며 “여객선 승선자 시스템 개선을 통해 연안여객선의 승선 절차를 항공기 수준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완도/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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