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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42일간 밥차 자원봉사…쓰러졌던 주방장 회복

등록 2014-05-30 19:54수정 2014-05-31 18:05

밥차 자원봉사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밥차 자원봉사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세월호 사고 이튿날인 지난달 17일 진도군 임회면에 사는 정성도(54·사진)씨는 팽목항에 ‘밥차 식당’을 열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간 진도읍 상황실에서 오열하는 희생자 가족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교인들과 의견을 모았다. 그는 민간구호기구인 ‘아드라코리아’ 호남지역본부를 통해 밥차를 지원 받은 뒤 직접 요리와 배식을 했다. 사고 초기 사람이 많은 주말엔 하루 1500인분의 식사를 준비하기도 했다. 끼니를 자주 거르던 가족들을 위해 미숫가루나 바나나 음료를 만들어 가족 천막에 전달했다. 정씨의 밥차는 하루도 쉬지 않았다. 밥차는 28일까지 42일간 운영되며 1만8천명 분의 식사를 댔다.

정성도(54)씨
정성도(54)씨
남은 실종자가 줄면서 정씨도 28일 밥차를 정리하기로 했다. 실종자를 다 찾을 때까지 남아있을까 고민도 했지만, 처음처럼 밥차 6대가 현장을 지키는 것이 가족들에게 더 부담이 될 것도 같았다.

밥차를 정리한 정씨는 그동안 함께 고생한 2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진도읍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런데 운전을 하던 정씨의 몸에 이상이 왔다. 숨이 막히고 가슴이 조여오며 식은 땀이 흘렀다고 했다. 진도한국병원으로 옮겨진 정씨는 응급 처치를 받은 뒤 목포한국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심근경색이었다. 다행히 29일 오후 스탠트 시술을 받고 일반 병실로 옮겼다. 정씨의 아내 김혜자(48)씨는 “하루도 쉬지 않고 새벽 4시에 일어나 밤11시까지 밥차 일을 해 건강이 걱정됐었다”고 했다.

30일 정씨는 통화에서 “내가 아프니까 오열하던 가족들의 그 마음이 더 잘 느껴지더라. 식사하면서 하소연하던 아버지들, 잘 먹고 살아 있어야만 애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하던 부모들의 마음이 떠오른다”고 했다.

진도/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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