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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선체 절단 잠수사 사망…수심 25m 아래 작업중 ‘펑’

등록 2014-05-30 20:56수정 2014-05-31 18:04

산소 이용 방식 탓 폭발 가능성 제기
검안의사 “뇌·폐·심장에 공기 가득”
투입 첫날 안타까운 희생
고 이광욱씨 이어 잠수사론 두번째
세월호 실종자 수색을 위해 선체 절단 작업을 하던 민간잠수사가 사고로 숨졌다. 지난 6일 민간잠수사 이광욱씨가 작업 중 사망한 데 이어 두번째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30일 오후 4시20분께 긴급 브리핑을 열어 민간잠수사 이민섭(44)씨가 선체 수중절단 작업 중 사고로 숨졌다고 밝혔다.

대책본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씨는 오후 1시50분 동료 잠수사 김아무개씨와 세월호 선체 절단을 위한 산소 아크 절단봉을 들고 수심 25m 아래로 내려갔다. 전날 사고 해역에 새로 투입된 이씨의 첫 잠수였다. 30분 뒤인 2시20분께 이씨의 절단 작업을 돕던 동료 김씨가 수중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얼굴에 충격파를 느꼈다고 한다. 의식을 잃은 이씨를 발견한 김씨가 수면 위로 이씨를 끌어올렸을 때, 이씨는 입안에 피를 머금고 코와 눈에도 출혈이 있었다. 이씨는 의료진의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2시48분께 해경 함정에 대기하던 헬기로 목포한국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시35분께 숨졌다.

류재광 목포한국병원장은 “이씨의 뇌와 심장, 폐에 공기가 가득 차 있었다”고 했다. 잠수의학 전문가인 강영천 박사는 “장기에서 공기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수중 폭발로 정신을 잃은 상황에서 기도가 막힌 채 상승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책본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은 수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수중 폭발 원인을 두고도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씨가 몸담았던 해양개발공사의 전중선 사장은 “이씨가 작업을 하던 선체 내부에 수중 용접 때 발생하는 산소가 가득 차 폭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2010년 천안함 인양에 참여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4일 대책본부와 가족 등이 참여한 수색 방식 변경을 위한 간담회 자리에서 민간잠수사들은 “산소를 이용한 절단 방식은 폭발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이씨는 자신이 유명 야구선수와 같은 이름으로 ‘개명’을 했다며 주변에 농담을 하는 등 활달한 성격이었다. 전중선 사장은 “최근에 ‘형, 저 이름 바꿨어요’라고 하길래 ‘좋은 이름으로 잘 바꿨다’고 말하며 같이 웃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해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이씨의 아내와 중학생 딸 둘, 부모 등 5명이 인천에서 급히 목포한국병원으로 내려왔다. 전남 광양에서 온 이씨의 형(46)은 “동생이 20대 중반부터 직업잠수사 일을 했다. 침몰 어선을 수중에서 절단하는 일을 하는데 작은 사고 하나 없었다”며 “세월호 사고 뒤 전화를 해서 ‘너는 그런 위험한 구조 현장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또다시 잠수사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선체 절단 및 수색 작업은 일단 중지됐다. 대책본부는 이날 4층 선미 쪽 선체 진입을 원활히 하기 위한 절단 작업을 벌여 창문을 따라 4.8m 절단을 마친 상태였다. 대책본부와 실종자 가족들은 선체 절단 작업 재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매일 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서 잠수사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작업할 것을 요청해 왔다. 오늘도 새로운 수색 방법에 따른 잠수사 안전 조치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며 “그럼에도 사고가 발생해 실종자 가족들이 비통해하고 있다. 가족회의에서 묵념을 하고 함께 애도의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목포 진도/최우리 송호균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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