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현(36)씨
[진도를 못 떠나는 사람들] 50일째 작업 민간잠수사 조정현씨
선체 들어가 희생자 첫 수습
희생자 주검 40여구 찾아내
마비증세로 1주일 입원도
선체 들어가 희생자 첫 수습
희생자 주검 40여구 찾아내
마비증세로 1주일 입원도
조정현(36·사진)씨는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민간잠수사다. 창문을 깨고 세월호 선체에 들어가 희생자를 수습한 첫 잠수사이기도 하다. 사고 이튿날인 4월17일부터 희생자 주검 40여구를 찾아냈다. 한 달여가 흐른 지난달 16일 머리가 어지럽더니 몸에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 조씨는 헬기로 긴급 이송돼 일주일간 병상 신세를 지다 몸이 나아지자 다시 진도를 찾았다. 5일로 50일째다.
조씨는 사고가 난 4월16일 라디오에서 뉴스를 듣고는 곧바로 한국해양구조협회 군산지부로 달려갔다. 이튿날 새벽 진도에 도착해 보니 현장 상황은 좋지 않았다. “내려가 보니 시야 확보도 안 되고 물살도 엄청 셌어요. 어디라도 잡고 내려가야 해서 선수 쪽으로 가이드라인(안내줄)을 설치했어요.”
선체 안에서 첫 희생자를 수습한 건 그로부터 이틀 뒤였다. 주검을 확인했지만 기존 도끼로는 창문을 깨는 데 실패했다는 브리핑을 듣고 현장 바지선에서 고철을 주워서 곧바로 손도끼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사고 초기만 해도 ‘민간 구난업체 언딘 소속 잠수부’로 알려졌지만, 사실 어떤 계약서도 쓰지 않았다고 했다. 그저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주검 수습은 언제나 ‘애달픈 일’이다. “아이들이 어디에 걸려 있거나 잘 안 빠져나올 때 힘을 써서 이 친구를 꺼내 와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구슬려야 한다고 얘기를 해요. ‘엄마 아빠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내가 바래다주마.’ ‘얼른 가자.’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면 정말 신기하게 빠져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는 요즘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원래 1년에 200일 정도는 외지에서 잠을 자요. 그런데 이 일을 하면서는 잠이 잘 오지 않아요. 잠수사들은 스트레스가 심해도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을 꺼려요. 기록에 남잖아요.” 그는 진도 현지에서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남은 희생자 15명을 가족의 품으로 되돌려줄 방안을 찾고 있다.
진도/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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