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꿈꿨던’ 김다영양-아빠가 딸에게
‘모두 다 밝고 빛나는 기운.’ 네가 태어나고 아빠가 밤새워 찾았던 너에게 딱 맞는 이름, ‘다영’의 뜻이지.
‘똑소리나는 우리 다영이’, 유치원 때부터 너의 선생님들이 늘 하시던 말씀이었지. 다영이가 늘 중심에 있어 행복감을 느끼게 했고 삶의 의미였고 엄마와 아빠의 자랑이었는데…. 이제는 시간이 멈췄고 모든 게 허전하고 혼돈이 되었구나. 허무하게도 말이지. 그동안 엄마, 아빠는 참으로 행복했고 고마웠고 미안했다.
다영아, 미안하다. 어른들을 용서하지 마라. 4월16일, 너희가 구명조끼 입고 서로 격려하며 공포에 떨면서 구조를 기다릴 때, 이틀 동안 아무도 너희를 구하려 하지 않았단다. 너희가 자랑스러워하던 대한민국이 말이다. 아직까지 진상규명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구나. 팽목항에는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도 있단다. 너희들의 억울하고 원통한 죽음과 가족들의 분노, 아픔만 있을 뿐.
국회에서는 국정조사 한다고 하면서 허송세월이고, 아무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 같지 않구나.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고 가슴 찢어지는 현실이구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이 나라에 사는 것이 원통하고 창피하구나.
다영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 너희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너희 의로운 희생이 밑거름이 되어 이 나라가 바로 서고 안전한 나라가 되도록 엄마와 아빠는 노력할 거야. 꼭 그런 날이 와야 우리 다영이가 웃으면서 올 것만 같아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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