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1조로 채탄을 마친 광부들이 허름한 간이목욕탕에서 전기를 합선시켜 데운 물로 몸을 닦고 있다.
[토요판] 한 장의 다큐
1997년.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메카로 알려졌던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동원탄좌의 하청업체 원덕기업 주변에서는 카지노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원덕기업은 12명의 광부와 5명의 관리직으로 구성된 소규모 탄광으로, 표고 차가 심해 날씨가 춥다는 것 말고는 그나마 작업 환경이 좋다는 수평 갱도였다. 4인1조로 채탄을 마친 광부들이 허름한 간이목욕탕에서 전기를 합선시켜 데운 물로 몸을 닦고 있다. 유난히 추웠던 그해 겨울, 나는 여관방에서 카메라에 묻은 석탄가루를 닦으며 그들의 폐 속에 스며들었을 또다른 석탄가루를 생각했다.
신동필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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