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를 전남 순천의 모 장례식장에서 서울과학수사연구소로 옮기기 위해 엠블런스에 옮겨 싣고 있다. 2014.7.22(순천=연합뉴스)
지난달 12일 순천 유씨 별장 2km 거리서 주검 발견
경찰 “부패 심해…유씨 형과 DNA 상당 부분 일치”
구원파 “술병·시신 훼손 상황 등 볼 때 유병언 아냐”
경찰 “부패 심해…유씨 형과 DNA 상당 부분 일치”
구원파 “술병·시신 훼손 상황 등 볼 때 유병언 아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두달 가까이 검찰의 수사망을 피해온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주검이 발견됐다. 하지만 구원파 쪽은 “유 전 회장으로 의심되는 시신이 발견된 정황과 상태 등을 고려하면 유 전 회장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지난달 12일 유 전 회장의 별장 근처인 순천시 서면 학구리에서 무연고 변사체를 발견해 DNA(디엔에이)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하는 등 신원 확인작업을 벌였다고 2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에서 이 주검의 디엔에이를 유 전 회장 친형의 디엔에이와 비교한 결과, 유 전 회장의 디엔에이가 맞는 것으로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의 형 병일(75)씨와 동생 병호(62)씨는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또다른 경찰 관계자는 “발견된 주검이 유 전 회장일 가능성은 있으나 최종적으로 신원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검이 발견된 장소는 유 전 회장이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가량 떨어진 곳이다. 검찰은 지난 5월24일께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에서 유 전 회장의 체액을 발견한 바 있다.
앞서 세월호 사건 수사에 나선 검찰은 지난 5월16일 세월호를 소유한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 전 회장이 소환에 불응하자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유효기간 2개월짜리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이후 검찰은 경찰과 군까지 동원해 검거작전에 나섰으나, 유 전 회장은 신출귀몰한 행적으로 번번이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검찰은 구속영장 유효기간 만료를 앞두고 검거 시한을 연장하기 위해 21일 6개월 유효기간의 구속영장을 재발부받은 상태다.
경찰이 발견된 주검을 유 전 회장의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태종 기독교복음침례회 평신도복음선교회 임시 대변인은 22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발견한 주검이 유 전 회장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병언 전 회장의 시신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고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 전 회장이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데 이는 주검 발견 당시 주변에 술병이 있었다는 정황과는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또 “주검이 발견된 시점이 6월12일로 나오는데, 유 전 회장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신모씨가 체포된 게 5월25일이다. 이때까지는 유 전 회장이 적어도 살아있었다는 것인데 2주만에 시체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는 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주검은 22일 오전 7시30분께 서울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도착해 정밀 감식 작업에 들어갔다. 순천경찰서는 오전 9시 디엔에이 감식 결과에 대한 내용 등을 중심으로 공식브리핑을 한다.
안관옥 노현웅 진명선 기자 okahn@hani.co.kr

22일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를 전남 순천의 모 장례식장에서 서울과학수사연구소로 옮기기 위해 엠블런스에 옮겨 싣고 있다. 2014.7.22(순천=연합뉴스)

22일 오전 경찰의 DNA 감식결과 유병언으로 추정된 변사체가 지난달 12일 발견된 전남 순천시 서면 신촌리의 모 야산 밑 밭에서 변사체를 처음 발견한 마을 주민이 아직 현장에 남아있는 변사체의 머리카락과 뼈조각을 가리키고 있다. 2014.7.22(순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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