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잠수사 정경완씨.
[세월호 100일] 민간잠수사 정경완씨
“붕괴 심해 아찔한 상황 벌어져
수색 끝날 때까지 관심 필요해”
“붕괴 심해 아찔한 상황 벌어져
수색 끝날 때까지 관심 필요해”
바지선에는 매일 실종자 가족 5~6명이 찾아온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바지선은 가족들의 마음도 흔들고 뒤집어 놓는다. 잠수사들이 수중 수색을 하는 장면은 바지선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가방이나 장갑같은 물품들이 비춰질 때마다 가족들이 모니터 앞으로 바짝 다가서요.”
세월호 실종자 수중 수색작업을 마치고 바지선으로 돌아온 민간잠수사 정경완씨는 “그럴 때마다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15년 경력의 산업잠수사인 정씨는 4월25일 처음으로 수색 작업에 투입됐다. 5월말 수색 현장을 떠났던 그는 지난 11일 진도 앞바다로 다시 돌아왔다.
“가족들 표정만 봐도 수색 작업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계신지 알 수 있어요. 잠수사들 역시 내 가족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수색을 하고 있습니다.”
남은 가족들에게 잠수사들은 ‘마지막 희망’이다. 지난 18일 이아무개(56)씨의 주검이 24일만에 발견됐지만, 그 뒤로 실종자 발견 소식은 23일까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정씨는 “사고 초기보다 현재 수색 여건이 훨씬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무너지지 않은 건물을 수색하는 것과 같았다면, 침몰 100일이 된 지금은 무너져 내린 건물 속을 수색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는 “선체 격벽이나 샌드위치 패널 등이 물에 불어 무너져 선체 내부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돌출된 못에 잠수복이 걸려 찢겨지기도 하는 아찔한 상황도 발생한다”고 했다. 장애물 외에도 빠른 유속 탓에 선체 내부에 계속 쌓이고 있는 뻘도 수색을 가로 막기 시작했다.
사고 초기 그리고 100일이 지난 현재 수색 현장의 차이를 정씨는 몸으로 느낀다. “관심이 많이 식었어요. 바지선에 전달되는 지원물품도 4월 말에 견주면 5분의 1 수준입니다. 수색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진도/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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