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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유병언 장남, 부친상 찾아올까…검찰 ‘학수고대’

등록 2014-07-23 20:13수정 2014-07-23 22:16

“김엄마, 운전기사 양씨도 자수해줬으면”
이젠 유씨 자녀 측근들과 지루한 술래잡기
이미 주검이 돼 수풀 속에 누운 유병언씨를 쫓으며 40일 넘게 헛심을 써 망신을 당한 검찰과 경찰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유씨 죽음과 관련한 의혹을 밝히고, 처벌과 재산 몰수·추징을 하기 위해서는 남은 측근과 가족 검거가 필수인데,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1일 저녁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라는 소식을 접한 검찰은 40일간이나 시간을 끌게 만든 1차적 책임이 있는 경찰을 원망하는 기색이었다. 검찰은 한편으로 기독교복음침례회의 유씨 측근들이 ‘페인트 모션’(기만 행위)를 취했다며 허탈해했다. 이튿날 기자간담회에서 강찬우 대검 반부패부장은 유씨 도피를 도운 신도들이 누군가 지시에 의해 휴대전화를 3~4일마다 바꿔 썼다고 밝히며 “유씨가 죽었는데, 측근들이 왜 그렇게 바삐 움직였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은 일부 신도들이 생수와 육포 등 비상식량을 사들이거나 차양막과 두꺼운 커튼처럼 은신처 마련에 필요한 물품을 구하는 등의 동향을 파악하고, 5월 말부터 전남 순천과 해남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해왔다고 한다.

보호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행동한 이유는, 유씨 사망 또는 실종 사실을 모른 채 검거 작업에 혼선을 주기 위해서였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도망자인 유씨 큰아들 대균(44)씨 보호를 염두에 둔 행동일 수도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유씨를 마지막까지 보좌했던 것으로 알려진 핵심 측근들 검거는 더욱 시급한 문제다. 도피 총괄 기획자라는 이른바 ‘김엄마’와 운전기사 양아무개(56)씨 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유씨 측근들을 대상으로 한 강도 높은 수사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쪽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검찰은 22일 “(이미 유씨가 사망한 만큼) 운전기사 양씨와 김엄마가 신속히 자수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측근 신도들 이상으로 역점을 둘 수밖에 없는 대상은 숨진 유씨 자녀다. 첫째 딸 섬나(48)씨는 프랑스에서 체포돼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는 중이고, 실질적 후계자로 알려진 둘째 아들 혁기(42)씨는 미국에서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외국에 있다는 핑계라도 댈 수 있는 이들과 달리, 첫째 아들 대균씨는 국내에 있으면서 행방이 묘연해져 검경의 속을 태우고 있다. 당국은 대균씨가 부친상을 명분으로 자진 출석하길 고대하는 분위기다.

유씨 검거 작전은 허망한 결말로 끝을 맺었지만, 그의 측근이나 가족과의 ‘술래잡기’는 진행형이다. 더 큰 망신을 피하기 위해 검거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겠지만, 이 역시 좋은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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