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주검 확인 이후]
유씨 타살 가능성 배제 못해
부패탓 사인 규명 쉽지 않을듯
유씨 타살 가능성 배제 못해
부패탓 사인 규명 쉽지 않을듯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원인을 분석 중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르면 24일 부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주검의 부패가 심해 사인 규명이 쉽지 않은 만큼 결과 발표 뒤에도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경찰은 사인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실족으로 부상을 입은 뒤 이를 치료하지 못하다 숨졌을 가능성, 비를 맞은 상태에서 야외에서 밤을 지새우다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주검이 발견된 전남 순천 학고리 지역에 독사가 많다는 이유로 독사에 물렸을 가능성도 나온다. 타살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다.
국과수는 이에 따라 부검을 통해 뼈나 근육 조직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목 졸림 자국이나 흉기 사용 흔적, 장기 상태 등을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목이 몸과 자연적으로 분리될 만큼 부패가 심한 상태여서 일반적인 경우보다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흔적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국과수는 컴퓨터 단층촬영(CT) 등을 통해 남은 근육이나 뼈 조직을 정밀하게 살피는 한편 약독물 검사도 하고 있다.
권일훈 권법의학연구소 소장은 “시신이 부패가 심한 상태여서 외상 여부 파악은 원천적으로 불가할 것이고, 약독물 검사도 위 내용물이나 소변, 혈액, 타액 등을 시료로 쓰는데 이 역시 부패가 심한 상태다. 이 때문에 약독물이 검시되지 않았다고 해서 약독물이 처음부터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과수 검시 결과가 나와도 사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대한법의학회 회장인 박종태 전남대 의대 교수는 “6월13일 1차 검시 때도 약독물 검사를 했지만 당시 음성으로 나왔다는 얘기가 있다. 다만 독사의 독을 포함해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독극물은 정밀 검사가 필요해 이에 대해 국과수가 검토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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