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부검결과 25일 발표
국과수 “백골화 됐다고 말할 수 없어”
외상에 의한 사망 가능성 적은듯
약독물 검출돼도 강제성 확인 안돼
국과수 “백골화 됐다고 말할 수 없어”
외상에 의한 사망 가능성 적은듯
약독물 검출돼도 강제성 확인 안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인을 밝혀줄 2차 부검 결과가 25일 오전 10시 발표된다. 40여일 전 1차 부검을 한 변사체의 신원이 유씨로 밝혀진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연구소는 22일부터 2차 정밀부검을 했다.
서중석 국과수 원장은 2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긴급 현안질문에 출석해 “(유씨 주검의) 얼굴 등이 훼손이 많이 됐지만 다른 부분은 근육이 남아 있다. 백골화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80% 백골화’했다는 경찰 설명보다는 주검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이다.
국과수는 유씨의 사망 원인이 ‘외상’에 의한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운용에 들어간 다중검출 전산화 단층촬영장치(MDCT)를 사용했다. 이 장치는 일반 시티(CT)와 달리 검출기가 여러 개 달려 있어 부검을 하지 않고도 주검 내부를 3차원 영상으로 복원할 수 있다. 피부·뼈·장기를 폭 0.6㎜ 단위로 단층 촬영할 수 있어 외부 충격에 의한 뼈 골절 여부, 뼈가 흉기에 찍히거나 긁힌 미세한 흔적, 근육이 찢겼는지 등을 찾아낸다.
국과수는 이런 과정을 거쳐 유씨가 ‘외상에 의해 숨졌을 가능성은 적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40일 전 1차 부검 때와 같은 결과다.
외상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한 국과수는 약물이나 독물에 의한 자살 혹은 타살 여부 분석에 집중했다. 휘발성·비휘발성 약독물 등 종류에 따른 추출법을 적용한 뒤 ‘기체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GC-MS) 등을 통해 성분 분석을 했다. 약물 자동검색 프로그램과 약물 데이터베이스도 활용됐다. 혈액과 위장 속 음식물 등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유씨 주검 옆에서 발견된 소주병과 막걸리통은 약독물 사용 여부를 밝혀줄 중요한 단서였다.
약독물이 검출되더라도 유씨 스스로 삼켰는지, 누군가 강제로 먹였는지를 판단할 수는 없다. 반면 미검출 시에는 고령이나 지병, 혹은 저체온증으로 인한 자연사 등 ‘추측성 사인’으로 유씨의 죽음이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서중석 원장은 주검 발견 당시 유씨 윗도리가 위로 젖혀진 이유를 두고 “주검 부패로 인한 복부 팽창, 또는 저체온증이 오면 무의식적으로 옷을 일부 벗는 이상탈의 현상일 수 있다”고 했다. 비를 맞은 유씨가 야산에서 저체온증으로 숨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고려대 법의학연구소 박성환 교수는 “유씨 주검은 심한 부패로 복강이 노출되고 장기가 거의 없어진 상태로 보인다. 확실한 손상 흔적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사인을 밝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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