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31]
아이 돌보기 좋아했던 영란에게
제주도 수학여행을 가기 전에 “엄마 아빠, 나 같은 딸이 있어서 좋아. 행복하지?” 하고 묻던 말이 지금도 귓가에 메아리치고 있어. 그때 큰 소리로 “우리 딸이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너무 좋다”고 소리쳐서 말해 줄걸…. 100일이 넘도록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않는 큰딸이 미치도록 보고 싶어.
우리 큰딸이 엄마, 아빠 품으로 온 18년 동안 너무도 행복했어. 심성이 여리고 착한 우리 큰딸은 항상 동생들을 생각했지. 엄마, 아빠도 늘 생각했지. 엄마, 아빠는 그런 영란이가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웠어.
엄마, 아빠는 항상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정말 미안해. 영란아, 다음 생에는 엄마, 아빠보다 너를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더 힘있는 엄마, 아빠를 만나렴. 엄마, 아빠는 사랑밖에 줄 게 없던 못난 부모여서 미안해. 평소 큰딸에게 자주 편지도 쓰지 못하고 뒤늦게 편지를 쓰는 지금 모습이 왜 이리도 왜소하고 못나 보이는지 모르겠다.
사랑한다는 말을 몇 번 더 해야 하는지 모를 정도로 영란아 사랑해. 엄마, 아빠의 영원한 큰딸, 영란아. 너무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한다. 하늘나라에서 친구, 선생님하고 잘 지내.
영원히 우리 가족 가슴속에 같이 살아갈 소중한 딸에게, 엄마와 아빠가.
이슈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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