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서울 성북구 길음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참교육연구소 제
세월호 큰 충격…“슬픔·분노” 90%
“주체성이 높아진 게 아니라
누구도 못 믿는다는 불신 탓”
“주체성이 높아진 게 아니라
누구도 못 믿는다는 불신 탓”
자신의 또래가 구조되지 못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고교 2학년생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슬픔과 우울을 넘어 분노, 절망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0.7%가 슬프다는 감정을, 88.1%가 분노의 감정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절망, 우울감을 느꼈다는 응답도 각각 66.7%로 나타났다. 다른 사건과 비교해 세월호 참사가 준 충격에 대해 ‘크다’는 응답도 87.4%에 이르렀다. 따돌림사회연구모임 대표 김경욱 교사는 “슬픔과 분노는 시간이 지나면 약해지지만 우울, 절망의 감정은 사회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짙고 오래간다”고 말했다.
세월호와 같은 사고로 위험에 처하게 될 때 어떻게 행동할 것 같은지를 묻는 질문에는 ‘내 판단에 따라 행동하겠다’는 의견이 53.2%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친구들과 의논해서 함께 결정’은 22.4%였고, ‘인솔자인 교사의 말을 따르게 될 것’ 15.9%, ‘현장 책임자의 지시에 따를 것’ 8.5% 차례였다. 이런 결과는 고2들의 주체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을 보여주는 결과에 가깝다. 전교조 안산지회장 김명하 교사는 “믿을 건 나밖에 없다는 메시지로 건강하지 못한 결론”이라고 해석했다. 논란이 되었던 수학여행과 체험학습활동에 대해서는 ‘가고 싶다’는 의견이 86%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컸다. 수학여행 등 체험학습의 안전 문제에 대해 불안하다는 의견이 52.4%에 이르렀다. 이번 조사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69.8%였으나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은 44.4%에 그쳤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hgy421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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