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법무장관 시사
홍씨 당분간 미국 머물듯
홍씨 당분간 미국 머물듯
천정배 법무부장관은 22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장기간 외국에 체류하면 외국 사법 당국과 사법공조를 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천 장관은 이날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 분들이 검찰 수사에 잘 협조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기대와 달리 다른 상황이 벌어진다면 검찰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방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외국 당국과도 사법공조하는 등 검찰이 갖고 있는 방법을 최선을 다해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장관은 또 이 회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에는 특권이나 성역이 있을 수 없다”며 “수사에 필요하다면 누구든지 부를 수 있고 지금 수사팀도 그런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김인주 삼성 구조조정본부 차장(사장)을 재소환해 1997년 대선 무렵 이회창 후보 동생 이회성씨에게 돈을 건넨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공운영(구속)씨를 상대로 미림팀의 불법도청 실태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팀 관계자는 “공씨를 상대로 불법도청의 대상과 방법, 장소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그러나 공씨한테서 압수한 도청테이프 274개의 내용을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대사는 23일(한국시각 24일) 이임식을 열고, 곧바로 귀국하지 않고 당분간 미국에 머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홍 대사가 이임식 뒤 뉴저지의 프린스턴대를 다니는 아들 집에서 당분한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며 “세계신문협회장을 지낼 때 초청받았던 <뉴욕타임스> 등 몇몇 언론사를 방문할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측근은 “홍 대사가 캘리포니아 스탠퍼드대학 초빙교수로 장기체류하리라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10월 말이나 11월 초쯤엔 귀국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 대사는 23일 이임사를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힐 생각이라고 한다. 또 대사관 모든 직원과 송별만찬도 할 예정이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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