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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십상시’ 모임 지목된 음식점 등 3곳 예약장부·CCTV 압수

등록 2014-12-04 20:00수정 2014-12-05 11:21

<b>소환되는 박 경정</b>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경정)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말을 한 뒤 청사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소환되는 박 경정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경정)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말을 한 뒤 청사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검찰 ‘정윤회 보고서’ 수사
‘정윤회 국정개입 보고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4일 고소인(김춘식 청와대 행정관)과 참고인(박관천 경정)을 동시에 불러 조사했다. 5일에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소환하고, 박 경정은 주말께 다시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 본격 수사에 착수하자마자 문건 작성자와 상급자, 문건에 등장하는 인물까지 동시다발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박 경정과 김 행정관을 먼저 조사한 주체는 청와대 비서관들이 고소한 명예훼손 사건, 즉 문건 내용의 진위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다. 일부 언론에서는 유출 과정에 집중하고 있지만, 검찰로서는 명예훼손 여부 판단의 전제가 되는 문건의 진위 확인도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유출 수사가 오래갈 것 같아 일단 진위 확인과 균형을 맞추는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 경정에게 보고서 작성을 위해 어떤 조사를 했는지 등 보고서 내용의 근거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박 경정의 답변은 확인되지 않지만, 현장 확인과 주변인 진술 청취 등 통상적 정보 수집 절차를 거쳤다고 진술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소인인 김 행정관은 보고서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행정관은 보고서에 ‘막내 행정관’으로 모임 장소와 시간을 공지하는 ‘총무’ 역할을 맡은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문건 작성자·상급자·문건 등장인물
동시다발 조사 진행
박 경정, 정보수집절차 진술한듯
김춘석 행정관은 “허위” 주장한듯

조응천·박 경정 ‘박지만 라인’ 인지
정윤회·3인방 어떤 관계인지 밝혀야

검찰은 또 보고서에 모임 장소로 지목된 서울 강남의 중국음식점 세 곳을 압수수색해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과 예약 장부를 확보했다. 압수 대상 음식점의 한 직원은 “예약 장부와 폐회로텔레비전 등만 가져갔다. 1시간 만에 끝났다”고 말했다. 이 음식점 중 한 곳은 정씨 집에서 불과 40여m 떨어진 곳에 있다. 이 음식점들을 체인으로 경영하는 김아무개씨는 <한겨레>에 “수년 전 손님으로 알게 된 정씨를 지난해 9월 이후 골목에서 몇 차례 만나 인사한 적은 있지만, 그가 (보고서에 적힌 시점인) 작년 10~12월에 찾아오지는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수사의 일차 목표는 ‘십상시 모임’의 실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지만, 여기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 농단’ 주장을 둘러싸고 당사자들이 언론을 통해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검찰이 어떤 식으로든 ‘정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먼저 정씨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의 ‘관계’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이 ‘3인방’과는 7년 전 인연이 끊겼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조 전 비서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지만씨 미행 논란이 제기된 4월에 정씨의 전화를 받지 않자, 이 비서관이 “전화를 좀 받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씨와 ‘3인방’이 접촉을 유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들 사이의 통화내역 등을 추적해 어떤 관계인지를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이지(EG) 회장과 관련된 대목까지 조사할지도 주목된다. 정씨 및 ‘3인방’ 대 박 회장의 권력암투설이 제기된 배경에 “정씨가 박 회장을 미행하라고 지시했다”는 <시사저널> 보도가 있다는 관측이 있기 때문이다. 정씨 쪽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이 ‘박지만 라인’이라 갈등이 심화됐다는 의혹도 규명이 필요하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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