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 경정-김 행정관과 3자 대질
정윤회씨는 10일 소환하기로
정윤회씨는 10일 소환하기로
‘정윤회 국정개입 보고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전직 지방국세청장 출신인 박아무개(61)씨가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경정)에게 모임에 관한 최초 첩보를 제공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이틀째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또 정윤회씨를 10일 오전 고소인 겸 피고발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8일 오전 박씨를 불러 2013년 말 ‘십상시 모임’에 관한 첩보의 출처와 박 경정에게 그런 내용을 말해준 경위 등을 조사하고, 박 경정과 고소인인 청와대 김춘식 행정관 등을 불러 3자 대질을 했다. 앞선 조사에서 박 경정은 신뢰할 만한 제보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진술했고, 김 행정관은 ‘모임’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증거를 볼 때 박씨가 제보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의혹이 제기된 내용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왜 박 경정한테 제보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이들 사이에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대질신문도 했다”고 말했다.
7~8일 잇달아 검찰청사에 나온 박씨는 평소 교류하던 박 경정과 ‘모임’ 관련 대화를 나눴지만 확정된 사실처럼 얘기하지는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지방국세청장을 지낸 뒤 퇴직해 현재는 한 세무법인의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정씨 소환을 앞두고 차명폰을 포함한 정씨의 휴대전화 수·발신 내역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통화 내역 등을 대조해가며 회합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차명폰을 통해 또 다른 통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서 연락과 회합의 가능성을 모두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3자 대질과는 별개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재소환할 방침이어서, 정씨와의 대질 여부도 주목된다. 정씨와 조 전 비서관은 보고서의 진위를 두고 상반되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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