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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청와대-조응천 전 비서관 진실공방…검찰 “필요하면 수사하겠지만…” 눈치

등록 2014-12-11 20:20수정 2014-12-11 22:35

“(보고서 진위에 대한) 수사가 50%는 넘어서지 않았겠느냐. 크리스마스 이브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것이 목표다.”

국정 개입 의혹의 당사자인 정윤회씨를 소환 조사한 10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수사가 반환점을 지났다고 말했다. 보고서의 진위에 대해 사실상 가닥을 잡았고, 당사자 확인만 거치면 되는 단계에 이렀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그런데 중대한 변수가 나타났다. 청와대가 이번 사건의 발단인 ‘정윤회 국정 개입 보고서’ 작성·유출 책임자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주변을 지목하고 나서면서, 청와대와 조 전 비서관 사이에 진실 공방이 재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11일 “수사하는 과정에 새로운 이슈가 나올 수 있는 것이고 확인해야 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조 전 비서관과 박관천 경정, 박지만 이지(EG) 회장 비서인 전아무개씨 등 7명이 한달에 한두 차례 만나 정보와 의견을 나눠 왔으며, 이들이 ‘청와대 3인방’ 및 핵심 참모그룹을 흔들려고 ‘정윤회 보고서’를 작성해 유출시켰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같은 감찰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사실상 이 사건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시각’을 수사진에 전달한 것이다.

검찰은 아직 수사 대상이 청와대 비서진의 명예훼손 고소 사건과 수사 의뢰된 보고서 유출 과정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보고서 유출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 정보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나온 내용들은 추후 필요하면 수사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안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검찰의 희망대로 조 전 비서관 주변에 대한 수사를 마냥 거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청와대 감찰 보고서 내용이 언론에 공개돼 진위를 가려야할 필요성이 높아진데다, 청와대가 유출자로 지목한 조 전 비서관이 공개적으로 보고서 내용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비서관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오아무개 전 행정관이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에게 문건 유출 사실을 신고했으나 정 비서관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진실 공방을 넘어 직무유기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조응천 그룹’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박지만 회장 쪽 인사가 수사 전환의 ‘인계철선’이 될 수도 있다. 그간 말을 아껴온 박 회장이 진실 공방의 전면에 나서게 되면, 수사의 판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씨가 ‘비선 실세’라는 의혹이 증폭된 데는 박 회장을 미행하라고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검찰은 지뢰밭을 걷듯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권력 핵심부의 ‘파워게임’에 본의 아니게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원래 당사자 진술밖에 없는 사건이 제일 어려운데, 이번 사건에서는 권력 최측근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 다른 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수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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