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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해외구호 전문가 “구호한다며 폐 끼칠까 걱정”

등록 2015-01-20 20:36수정 2015-01-21 11:10

굿네이버스 해외구호개발 전문가들이 15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버드나루로에 있는 굿네이버스 사무실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성하은 제네바협력사무소 대표, 김수지 탄자니아 지부 사무장, 성고운이 네팔 지부 사무장, 이지은 르완다 지부 사무장, 김진국 방글라데시 지부 사무장. 이정용 선임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굿네이버스 해외구호개발 전문가들이 15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버드나루로에 있는 굿네이버스 사무실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성하은 제네바협력사무소 대표, 김수지 탄자니아 지부 사무장, 성고운이 네팔 지부 사무장, 이지은 르완다 지부 사무장, 김진국 방글라데시 지부 사무장.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굿네이버스 해외구호 전문가 5명
경제 여유대신 마음의 풍요 선택
“내 능력 남을 위해 쓰니 즐거워”
자원봉사자들엔 현지인 존중 부탁
“그렇다고 우리가 사회 부적응자는 아닙니다. 하하하.”

15일 서울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굿네이버스 본부에서 만난 5명은 경력이 화려했다. 성하은(41) 굿네이버스 제네바협력사무소 대표는 제네바 국제대학원 정치학 박사다. 2001년부터 주한 이탈리아대사관에서 프리랜서 통역사로 일했다. 이탈리아어·프랑스어·영어에 능통하다. 국제인권협회에서 일하다 2008년 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로 자리를 옮겼다.

김진국(36) 방글라데시 지부 사무장은 원래는 갤러리에서 일했다. 성고운이(36) 네팔 지부 사무장도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근무하다 2012년 굿네이버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외고를 나와 대학에서 예술학과 프랑스어를 전공했다. 아프리카 미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프리카 역사를 공부하다가 영국이 제3세계 통치를 위한 세운 소아스대에서 개발학 석사를 마쳤다.

이지은(35) 르완다 지부 사무장은 미국에서 국제관계학 석사를 마친 뒤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던 중 ‘성노예 여성’을 위한 엔지오에서 인턴십을 하며 엔지오 활동가로 거듭났다. 2013년 굿네이버스에 입사한 뒤 르완다로 갔다. 김수지(32) 탄자니아 지부 사무장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아프리카 원조 효율성에 관한 논문을 썼다.

이들의 석·박사 학위를 합하면 10개나 된다. 굿네이버스 소속 해외구호개발 전문가 5명은 각자의 나라에서 활동하다 관련 정보를 나누기 위해 최근 귀국했다. 더 좋은 조건의 일자리가 많을 텐데, 이들은 왜 힘든 곳을 스스로 찾아가 ‘사서 고생’을 할까?

대답은 거의 같았다. 이 사무장은 “나보다 좋지 않은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했다. 성 대표는 “나를 위해서만 나의 능력을 쓰는 것이 불편했다”고 했고, 성 사무장은 “누군가의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상상하니 신이 났다”고 했다.

몸은 고되다. 수도와 전기가 없는 것은 기본이다. 털털거리는 차를 타고 10시간 이상 흙길을 이동하기도 한다. 문화적으로 고립된 생활은 더 힘들다. 한국에서는 즐비한 커피숍이 현지에는 하나도 없다. 샐러드를 먹고 싶은데 냉장고가 없어 아이스박스를 들고 비행기를 탄다.

‘현장’을 잘 아는 이들은 “구호단체는 신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그들의 삶에 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늘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이 사무장은 “르완다는 제노사이드(인종청소)의 기억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경계가 심하다. 외부인인 우리가 이들의 생활을 존중하며 활동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개발원조는 식량지원이 아닌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자립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현장에서 ‘진짜 구호활동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이들은 지난 주말 다시 현장으로 돌아갔다. 해외자원봉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존중’을 부탁했다. “한국 사람들은 우리가 살아온 인생만을 토대로 단정짓는 성향이 강해요. 스펙 쌓기용 자원봉사가 많이 늘고 있는데, 남을 변화시키러 왔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변하는 기회라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사진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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