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한국문화원에 방화 시도…괴한 도주

25일 밤 11시50분께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이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 소재 한국문화원(코리아센터)의 보조출입구 인근 외벽에 라이터용 기름을 붓고 방화를 시도하고 있다. 주일 한국문화원 제공

건물 외벽 그을음…인적피해 없어

25일 밤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주일 한국문화원 건물에서 괴한이 방화를 시도했다고 주일 한국대사관과 문화원이 26일 밝혔다.

문화원 관계자는 이날 밤 11시50분께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한국문화원 건물 옆 보조 출입구 외벽에 라이터용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인 뒤 도주했다고 말했다.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한국관광공사 직원이 그 직후인 밤 11시55분께 퇴근하면서 그을음 등을 확인한 뒤 신고했고, 소방차가 출동해 불이 꺼진 현장 상황을 확인했다. 현장에는 라이터에 기름을 주입할 때 쓰는 소형 기름통 2개가 남아 있었다.

건물 외벽이 석재여서 별다른 피해를 남기지 않은 채 불은 꺼졌지만 건물 외벽에는 그을음이 남았다. 부상자와 재산 피해는 없다고 문화원 관계자는 전했다. 방화 시도 상황은 현장의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혔고, 일본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로선 범인이 잡히지 않아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알 수 없지만, 최근 한일관계 악화와 일본 내 혐한 분위기와 관련된 사건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반한 감정을 가진 일본 우익 성향 인사의 소행으로 볼 단서가 있는지에 대해 “현 단계에서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2012년 8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뒤 일본 내 반한 감정이 고조됐던 2013년 1월 한 일본인이 고베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연막탄을 던지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