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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성완종, 이완구에 돈 줬다는 그날 무슨 일이?

등록 2015-04-16 20:06수정 2015-04-16 23:05

이완구 총리 2013년 당시 선거사무실 & 성 전 회장측, 돈 전달 주장 추정 장소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성완종 리스트 / 이완구 의혹 검증

“성완종 안 왔다니?…후보실 앞에서 수행원끼리 만났는데…”
도청 개청식 뒤 각각 선거사무소로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에 출마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선거사무소에서 단둘이 만나 3천만원을 받았을까. 이는 이완구 총리를 둘러싼 ‘성완종 리스트’의 핵심 쟁점이다.

2013년 4월4일 오후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의 동선과 당시 수행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두 사람이 만난 쪽에 무게가 실린다. 16일 <한겨레>와 만난 이 총리의 선거 당시 운전기사는 “이 총리가 (선거사무소에 성 전 회장이) 안 왔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2년 전 4월4일 성 전 회장이 다녀간 것을 기억 못한다’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논란은 이 총리가 키우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가 알려진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이 총리가 날마다 거짓 해명과 말 바꾸기로 의혹을 양산하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의 최측근은 이 총리가 공개적으로 성 전 회장을 “잘 모른다”고 한 발언을 반박했다. 박아무개 전 경남기업 홍보담당 상무는 1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총리가 처음에 (성 전 회장을) 잘 모른다고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상가에 갔을 때도 서산에 계신 분들 몇몇은 이 총리의 그런 말에 불쾌해했다”고 말했다.

이완구 전 운전기사 증언
“성완종 안왔다는건 거짓말”
중요 손님은 후보실에서 독대
드링크상자는 기억 안나…흔해서”

지역 언론매체 기자
“인터뷰 요청 중요예정 있다며 거절”
이, 성 배웅하는 것 봤다는 기자 있어

■ 이 총리·성 전 회장의 4월4일 행적

2013년 4월4일 오후 2시 충남도청 개청식이 충남 홍성 충남도청사에서 열렸다. 또 이날은 4·24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의 후보등록 첫날이었다. 성 전 회장 일정표에는 오후 2시 충남도청 개청식 참석, 오후 4시30분 이완구 후보 사무소 방문이 적혀 있었다. 이 총리 면담 시간이 오후 4시30분으로 정해진 것은 이 총리 쪽과 일정을 사전에 조율했을 가능성이 높다.

전 충남도지사 자격으로 이 총리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충남도청사 개청식에 도착했다. 성 전 회장도 새누리당 서산·태안 지역구 국회의원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두 사람의 동선이 처음으로 겹쳤지만, 둘이 만났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행사 뒤 이 총리는 오후 3시30분께, 성 전 회장은 이 총리보다 20분여 앞서 각각 부여로 출발했다.

■ 기억이 없다지만…

4월4일 오후 4시30분께 이완구 총리가 부여군 부여읍 구교리의 한 건물 2층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 도착했다. 이 총리의 당시 수행원은 지난 15일 “이 지사는 멈칫거리는 걸 싫어해서 빨리 이동했고, 도착하자 바로 선거사무소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당시 선거사무소에서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단둘이 만났는지를 놓고 두 사람의 주장은 크게 엇갈린다. 성 전 회장은 ‘독대하고 3천만원을 줬다’고 주장한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3년 재선거 때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에 가서 이 양반에게 3천만원을 주고 왔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의 한 수행원도 최근 언론에 “애초 계획한 오후 4시30분보다 이른 시각에 이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에 도착했다. 성 회장 지시로 비타500 상자 하나를 들고 사무소 건물 계단을 올라갔다. 성 회장은 홍아무개 전 도의원과 인사한 뒤 한쪽 칸막이 안에서 이 총리를 만났다. 비타500 박스를 탁자 위에 놓고 나왔다”고 말했다. 실제 비타500 박스에는 현금 5만원짜리를 넣으면 3천만원이 충분히 들어간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14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 등에서 “성 전 회장과 돈거래는 없었다. 성 전 회장이 다녀간 사실을 알지 못한다.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걸겠다”고 해명했다.

■ 선거사무소 방문 증언 잇따라

이 총리의 말과 달리 성 전 회장의 선거사무소 방문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와 독대하고 돈을 줬다는 시간대는 오후 4시30분~5시 전후로 추정된다. 이 총리 쪽 전직 운전기사 ㅇ씨는 “이 총리가 (선거사무소에 성 전 회장이) 안 왔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4일 오후 4시30분이나 40분께 선거사무소 후보자실 앞에서 성 의원 수행원을 만나 음료수를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성 의원이 이 총리 선거사무소에 왔으니 그의 수행원이 와 있었던 것 아니냐. 성 전 회장 수행원이 ‘의원님’이 아니라 ‘회장님’이라고 말해 ‘왜 그렇게 호칭하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선거사무소의 방은 왼쪽부터 후보자실, 총괄본부장실, 회계·전략회의실 등 3개가 있는데 의원님이나 중요한 손님은 후보자실에서 독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노란색 음료수 상자는 기억나지 않는다. 선거사무소에 흔한 게 음료수 상자여서 봤다고 해도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여지역 언론매체의 한 기자는 “4월4일 이 총리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선거사무소 사무장이 중요한 분이 오실 예정이어서 어렵다고 해 인터뷰를 미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이날 다른 기자 한명은 ‘선거사무소 계단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나 악수하고 성 전 회장이 승용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도 봤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15·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대를 하지 않았다”며 ‘3천만원 수수설’을 부인했다.

대전 부여/송인걸 임인택 기자, 서영지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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