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조관우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시대를 노래하고 싶었다”

등록 2015-04-16 21:40수정 2015-04-16 21:47

조관우씨의 세월호 추모곡 ‘풍등’
영화계 등 재능기부로 MV만들어
가수 조관우.  박경만 기자 <A href="mailto:mania@hani.co.kr">mania@hani.co.kr</A>
가수 조관우.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다시 한번 사랑한다고 말하면 돌아올까…. 지키지 못한 나를 용서해요 제발. 그대를 잡지 못한 못난 나를….”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광화문 세월호 추모 송년문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던 가수 조관우(50·사진)씨의 노래 ‘풍등’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져 16일 오후 4시16분 유튜브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조씨는 전날인 15일 저녁 7시 경기도 고양시의 한 카페에서 열린 뮤직비디오 시사회에 앞서 <한겨레>와 만나 “지난 연말 발표 뒤 어디선가 흘러나올 줄 알았는데 방송국에서도 틀어주지 않아 알려질 기회가 없었다. 경제가 어렵다는 등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세월호를 묻으려 하고 잊으라 하는 사람이 많은데,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세월호를 떠올리고 오래오래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풍등은 열기구의 원리를 이용해 공중에 등을 띄우는 것으로,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띄워지기도 했다. ‘풍등’은 채승윤씨(작곡)와 조덕섭씨(작사)에 의해 지난해 노래로 만들어졌지만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뮤직비디오는 노래를 듣고 감동한 배우 이경영씨가 영화계 인사들에게 제안해 100여명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졌다. 4분16초짜리 4개 버전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는 이씨가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았으며,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의 상사 박 대리 역을 맡았던 최귀화씨와 가수 팝핀현준씨 등이 출연했다.

조씨는 “배가 가라앉는 동안 추위와 어둠 속에서 아이들이 겪었을 공포를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 4월16일이 다가올 때만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은 마음에 담고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콘서트) 분위기를 깰까봐” 부르지 않았던 이 노래를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처음으로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성수대교 붕괴 참사를 다룬 노래 ‘실락원’과 함께 ‘풍등’을 부르고 뮤직비디오를 만든 취지를 말씀드렸더니 관객들이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더군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곡을 불러 화제가 됐던 조씨는 그때나 지금이나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합니다. 우리나라는 왜 통일이 안 될까, 왜 노벨상을 못 탈까 늘 안타까웠는데, 김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옆집 형님 같은 분입니다. 그분들이 속했던 정당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좋아서 한 일이지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닙니다.”

그는 “음반이 많이 팔렸는데도 잘못된 유통구조 탓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런 경험이 잘못을 하고도 반성 없이 살아가는 비틀린 세상에 대해 노래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외로운 사람, 멀리 떨어진 사람, 이유 없이 소외된 채 살아가는 사람에게 눈길을 주게 됐다”고 덧붙였다.

<나는 가수다> 등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호소력 짙은 노래를 선보였던 그는 ‘이른바 민중가수도 아닌데 부담이 없냐’는 질문에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불렀다. 눈치 보지 않고 시대를 노래하고 싶었다”며 “먼 훗날 ‘그 시대에 그런 노래를 불렀던 가수가 있었구나’라고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양/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